한국서만 사는 멸종위기 '구상나무', 복원시험지서 묘목 100% 생존

  • 김도담 기자
  • 2020.08.05 10:41
고사한 구상나무 숲(사진 제주도 제공)/뉴스펭귄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구상나무가 기후변화로 멸종위기에 처한 가운데 복원사업 근황이 전해졌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경남 거창군 금원산 복원시험지에 심은 구상나무 묘목 1350그루의 생존율이 100%이며 생육상태도 양호하다고 5일 밝혔다.

고산지역 침엽수종인 구상나무는 대한민국에만 자생한다. 2011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위기종으로 분류했으며, 지난해 산림청 실태조사 결과 쇠퇴도가 높아 유전자원 보존과 자생지 복원이 시급한 상태다. 기후변화로 인해 대규모 분포지(500㏊ 이상)인 지리산과 한라산의 분포 면적이 급격히 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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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림과학원은 구상나무 복원을 위해 2014년부터 5년에 걸쳐 묘목을 금원산산림자원관리소와 공동으로 키웠다. 이어 전국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해발, 토양 등 입지 조건을 고려해 지난해 금원산에 복원 묘목을 심었다.

식재된 어린 구상나무(사진 국립산림과학원 제공)/뉴스펭귄

국립산림과학원은 금원산 복원 식재 이후에도 지리산 지역 개체에서 수집한 종자를 이용해 현재 20가계 2000그루의 어린나무를 금원산산림자원연구소와 공동으로 양묘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 임효인 박사는 "고산 침엽수종 숲이 사라지는 것을 막을 유일한 해법은 유전자 다양성을 고려한 복원 기술"이라며 "구상나무 잔존집단 복원시험지 조성으로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앞서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은 구상나무 고사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2017년 6월부터 6개월 간 나이테 분석을 통해 과거 생육정보를 조사했다. 그 결과 고사한 나무들은 1960년부터 생육부진을 겪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기후변화에 따른 2월 기온상승과 3월 강우량 부족이 가뭄으로 이어져 이들의 생장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분석했다. 연구진이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년간 지리산 반야봉 일대 2월 평균 기온을 측정한 결과, 평균 약 0.7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적설량이 감소하고, 봄철에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공급되는 수분량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같은 시기 3월 강우량을 측정한 결과 연평균 23mm씩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우량이 줄어들면서 토양 내 수분 역시 6년 사이 25.3%에서 8.8%로 16.5%p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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