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침투해도 안 아픈 박쥐, 타고난 유전자 덕분

  • 임병선 기자
  • 2020.07.27 10:00
이하 박쥐 (사진 flickr)/뉴스펭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매개체로 지목 받은 박쥐는 정작 전염병 때문에 아프지 않다. 최신 연구로 그 비결이 밝혀졌다.

박쥐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바이러스, 코로나19 바이러스 등 수많은 바이러스를 몸에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쥐는 인간과 달리 이런 바이러스로 인해 질병을 얻지 않는다. 바이러스에 노출돼도 염증을 일으키지 않는 능력을 가진 덕분이다.

인간과 박쥐가 속한 포유류는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오면 이에 대항하기 위해 인터페론이라는 물질을 분비한다. 대부분 포유류는 인터페론을 분비하면 염증 반응을 일으키면서 열이 나는 등 앓는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박쥐는 인터페론이 분비돼도 염증 반응이 거의 상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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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의 염증 억제 능력을 발견한 영국, 싱가포르 국제연구진은 그 비결이 유전자에 있다고 봤다.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때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박쥐가 이런 능력을 진화시킨 계기가 비행과 집단 생활상에 있다고 추정했다.

(사진 flickr)/뉴스펭귄

박쥐는 비행을 위해 신체 온도를 조절하는 신진대사 기능이 발달됐다. 연구진은 신진대사 기능 진화 과정에서 바이러스를 다루는 능력도 향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쥐는 굴 속에 많은 개체수가 빼곡하게 붙어 산다. 각 개체가 여러 종류 먹이를 한 곳에 모으기 때문에 집단에 새로운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쉽다. 연구진은 박쥐의 이런 습성으로 인해 바이러스로부터 살아남아야 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염증 억제 기능이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염증 억제 능력이 유전적으로 진화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광범위한 유전자 분석 결과도 최근 나왔다. 코로나19 사태로 바이러스에 대한 인류의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박쥐의 면역체계에 대한 과학 연구가 활발하다.

전 세계 과학자들이 결성한 Bat1K프로젝트(Bat1K Project)는 대표적인 6종 박쥐 게놈(한 생물의 유전 정보)을 42종 포유류와 비교, 분석한 결과 박쥐에게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 10개가 없다는 사실을 최근 밝혀냈다.

(사진 flickr)/뉴스펭귄

Bat1K프로젝트 소속 연구진은 해당 연구 과정을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23일(현지시간) 게재했다. 이들 단체는 박쥐 약 1300종의 게놈을 분석해 바이러스에 강한 박쥐의 게놈을 알아내려 시도하고 있다. 

Bat1K프로젝트는 인류가 박쥐의 면역 체계를 활용해 바이러스 치료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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