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아무것도 먹지 않고 생존'...내장 분해해 살아남는 이 동물은?

  • 남주원 기자
  • 2020.07.18 08:00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긴 석회암 동굴인 포스토이나 동굴(Postojna Cave). 이곳에는 세계에서 가장 불가사의한 동물 중 하나인 '올름(olms)'이 산다.

포스토이나 동굴 연구진은 지난 4년간 동굴 실험실 연구원들만 볼 수 있었던 3마리 올름을 이제 대중도 만나볼 수 있다고 지난달 11일(이하 현지시간) 공식 SNS에 밝혔다. 

이번에 공개되는 올름은 지난 2016년 동굴 실험실에서 부화해 살아남은 21마리 중 3마리다. 동굴 내 특별 제작된 수족관에서 그 신비로운 자태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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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름은 '베이비 드래곤(baby dragon)', '휴먼피쉬(human fish)'라고도 불리며, 상상 속 동물인 용의 후손으로 여겨지는 신비로운 생명체다. 동굴이라는 특수한 환경에 적응해 진화해온 올름은 10년 이상 아무것도 먹지 않고 견딜 수 있는데다가 무려 100년 가까이 산다.

실제 올름은 작은 유리병에 담긴 채 섭씨 6도로 유지되는 냉장고에서 12년 동안 살아있었다. 해부 결과 소화계가 완전히 사라져 있었는데, 자신의 내장 기관을 분해해 영양분 삼아 생존한 것이었다.

올름 (사진 Wikimedia Commons)/뉴스펭귄
올름 (사진 IUCN)/뉴스펭귄

눈은 퇴화해 피부 밑에 파묻혀 있고 겨우 명암 정도만 느낄 뿐이다. 대신 민감한 피부는 빛과 먹이를 감지하는 데 뛰어나다. 게다가 자기장을 감지하는 능력이 있어 방향 감각이 훌륭하다.

올름은 옅은 살구색에 4개의 짧은 다리를 지니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혈거 양서류로 몸길이 20~30cm, 최대 40cm까지 자란다. 육지를 드나드는 일반 도마뱀과 다르게 한평생 동굴 수중에서만 산다.

한편 포스토이나 동굴은 세계 최대 관광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에는 연간 70만여 명 관광객이 방문했다.

동굴 운영진 측은 올름이 필요 이상 방해를 받지 않도록 하루 30명으로만 관람 인원을 제한한다고 지난달 공지했다. 

올름의 국제 멸종위기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올름은 번식 주기가 10여 년에 한 번 꼴이며 새끼가 태어난다 해도 성체가 되기까지 10~15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처럼 낮은 번식률과 극단적으로 한정돼 있는 서식 장소로 인해 현재 국제 멸종위기등급 취약(VU, Vulnerable)에 등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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