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다방]멸종위기종을 생각한다

  • 뉴스펭귄
  • 2019.01.27 00:00

이강운 (사)서식지외보전기관협회장

이강운 (사)서식지외보전기관협회장/뉴스펭귄

‘마음껏 숨 쉬고 싶다!’ 이 말이 이렇게 간절한 소원이 될 줄은 몰랐다. ‘아무 걱정 없이 시원하게 물마시고 싶다’라는 생각이 염원이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마스크를 준비해야 외출할 수 있고 물병을 들고 다녀야 안심이 된다. 

금수강산, 우리나라에서는 영원히 문제될 것 같지 않던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이 가장 큰 환경 문제가 됐다. 늘 곁에 있는 아주 엄청난 보물을 알아보지 못하고 막 대하다가 곤경에 처했다. 당장 한 번에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보니 이제야 사람들이 환경의 존재를 인식하고 귀하게 대접할 준비가 된 것 같다. 환경부 장관 취임 일성이 ‘미세먼지 잡겠다’ 였으니 심각성이 피부에 와 닿았나 보다. 

오래 전부터 기상이변이니, 지구 생태계의 총체적 위기니 떠들어대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그러나 미세먼지로 맑은 날을 보는 일이 드물게 되고 하루가 멀다 하고 기록을 갈아치웠던 2018년 용광로 같은 더위는 '강 건너가 아니라 너희들 방에 스스로 뜨거운 불을 때고 있다'라고 지구가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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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생물다양성의 시대는 엄연한 현실이 되었으며 생물다양성의 미래 가치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다양한 생물과 그들의 서식처인 자연은 인간이 풀 수 없는 미세먼지와 오염된 물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생물의 유전자를 도입하여 인간 질병을 치료하는 신약으로 개발할 수 있다. 미천한 푸른곰팡이로부터 수 백 만 명의 목숨을 살리는 페니실린을 만들고, 하찮은 초파리로 유전학의 기초를 세우지 않았나. 

생물다양성은 약 40억 년 전에 최초의 생명체가 지구상에 출현한 이래 변이, 자연선택, 종 분화 등을 거쳐 여러 종류로 갈라지면서 생긴 결과로 하나의 진화적인 개념이다. 이러한 진화 과정 중에 생명체가 생존하기 위해 발현했던 적응, 방사는 생물다양성을 보존 할 수 있는 지혜가 담겨있으며, 오랜 역사에 걸쳐 축적된 물리적 특성과 화학적 물질은 모든 과학 정보의 단서가 내재된 보물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을 포함한 생태계의 건강성뿐만 아니라 생물자원의 활용가치로 인해 생물다양성이 경쟁력이 된 지금 어느 때보다도 이를 보전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어떤 생물 종의 자원도 그냥 넘겨버리면 안되는데 많은 생물들이 슬금슬금 없어지고 있다. 무관심으로 존재가 잘 드러나지도 않고 아슬아슬하게 목숨을 연명하는 멸종위기종은 벼랑에 서 있다. 

‘생물다양성’ 보전의 최우선 순위인 ‘멸종위기종’ 보전이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는 아직 요원하다. 중요하다하면서 멸종위기종에 대한 인식을 현재화하지는 않고, 하루 이틀 생각하다 자기 삶으로 돌아서서는 바쁘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멸종위기종의 증식, 복원이나 그들의 삶이 단순하게 개선되는 일은 없다. 아이를 키워봐야 아이와 온전히 소통할 수 있는 것처럼 멸종위기생물과 직접 맞닥뜨려 그들의  문제를 고민하고 그들과 교감할 때 보전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고 비로소 여러 생물과 공존하는 법을 체득할 수 있다. 

멸종위기종들의 증식과 복원은 책상위에서 하는 일이 아니라 온 몸으로, 또한 오랜 세월 다져진 깊이 있는 지식과 지혜를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므로 ‘26개의 서식지외보전기관’, ‘멸종위기종복원센터’나 ‘22곳의 국립공원 종 복원 기술원’들의 역할은 점점 많아지겠지만 몇 개 기관의 노력만으로는 어려운 일이다. 
 
‘서식지외보전기관’, ‘멸종위기종복원센터’나 ‘국립공원 종 복원 기술원’은 멸종위기종이나 생물다양성을 위해 힘든 일을 즐거움으로 알고, 사력을 다해서 치열하게 헌신하고 있지만 현실이 녹녹치 않아서 지쳐가는 연구원이 많아 연민에 빠지게 된다. 소명 의식이나 즐거움만으로는 버텨낼 수는 없는 일이므로 ‘멸종위기종’ 보전은 사회적 가치재라는 적극적 보전 정책이나 뒷받침이 필요하다. 

환경부의 보전 정책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은 멸종위기종의 가치나 그들의 진면목을 알리는 일이다. 죽어가는 우리의 생물을 지키고 살려내려 무진 애를 쓰고 있는 기관 곁에 멸종위기종 미디어인 <뉴스 펭귄>의 출발은 우리에게 큰 응원군이다. 시민 의식을 한층 고양시키고 시민들의 자발적 지원을 이끌어 낼 동료가 생겨 든든하다.  

세상의 몰이해로 많은 멸종위기종들이 더욱 위험에 빠졌고 내일이면 또 이 지구상에서 사라질 종들이 더 많아지겠지만 각 기관들의 열성으로 말 못하는 많은 생물들이 더 행복해질 수 있다. 늘 어려움은 있었고 고생은 더욱 많아지겠지만 많은 성과로 보람도 클 것이다.

무한정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공기와 물’이 시대의 화두가 됐다. 부정적인 일련의 환경 재앙이 시뻘건 불덩어리를 머리에 이고 살면서도 아직 시간이 있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환경 친화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미세 먼지로 고통 받지 않고, 환경 파괴 때문에 사람과 다른 생물들이 다치지 않으며 궁극적으로는 환경이 경제가 되고 그 경제의 힘으로 안전한 일자리를 만드는 환경 복지 구조를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때다. 

짝짓기 중인 멸종위기종 1급 붉은점모시나비(사진 이강운 회장 제공)/뉴스펭귄

한반도의 극한호우는 지구가열화가 원인이라고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이 최근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먼 나라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전개되는 급박하고 구체적인 위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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