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종 위협하는 '친환경' 코코넛 오일

  • 임병선 기자
  • 2020.07.07 14:35
(사진 Pixabay)/뉴스펭귄

코코넛오일은 '친환경'이라는 이미지 덕에 식품, 피부관리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하게 사용된다. 하지만 코코넛오일이 친환경이 아니라는 근거가 될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켄트대학교(University of Kent) 생물학자 에릭 메이자드(Eric Meijaard) 연구진은 팜유, 올리브 오일 등 식용유 채취 때문에 발생한 공해를 조사했다. 이들은 코코넛 오일은 친환경이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다른 식용유에 비해 생물종을 크게 위협한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진은 식용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멸종위기종 개체수 위협 요인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코코넛 오일 생산으로 인해 멸종 위협을 받는 생물종이 총 66종(척추동물 29종, 절지동물 7종, 연체동물 2종, 식물 28종)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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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코코넛 오일 10만t 생산을 위해 약 20.28종 생물이 생존에 위협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는 콩기름 같은 양을 생산할 때 약 1.28종을 위협하는 것과 비교하면 약 15배에 달하는 수치다.

(사진 Meijaard, Erik and Abrams, Jesse and Juffe-Bignoli, Diego and Voigt, Maria and Sheil, Douglas)/뉴스펭귄

코코넛오일로 인해 이미 멸종한 생물도 있다. 연구에 따르면 아프리카 세이셸공화국에 서식했던 소형 조류 마리안느화이트아이(Marianne White-eye)가 코코넛 농업 때문에 멸종했다. 온통자바날여우박쥐(Ontong Java flying fox)는 42년 동안 발견되지 않아 멸종했다는 의견이 많다.

또 상이헤안경원숭이(Sangihe tarsier), 필리핀쥐사슴(학명 Tragulus nigricans) 등은 코코넛 재배가 개체수 위협 요인으로 작용했다.

코코넛 산업으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한 상이헤안경원숭이 (사진 IUCN)/뉴스펭귄

메이자드는 코코넛 산업이 환경을 파괴한다는 사실이 대중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경단체가 코코넛 재배의 환경 파괴적 측면을 강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을 파괴하는 식용유로 널리 알려진 건 팜유다. 코코넛오일에 비하면 낮은 수치지만 팜유는 10만t 당 3.79종 생물을 위협한다.

연구에 따르면 올리브유도 여러 생물종을 위협한다. 올리브유는 4.12종으로 팜유보다 많은 생물을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대상 중 생물 개체수 감소에 가장 영향이 적은 식용유는 해바라기씨유(0.05종), 카놀라유(0.04종)다.

연구진은 식용유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해당 논문을 생물학 학술지 커런트바이올러지(Current Biology)에 지난 4월 게재했다.

한편, 태국 코코넛 농장에서 원숭이가 열매를 따게 하는 행위가 동물 학대라는 동물보호단체 주장이 최근 화제가 됐다. 이에 영국 대형 유통업체들은 태국산 코코넛 함유 제품을 판매 중지했다.

(사진 flickr)/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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