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도시 봉쇄로 야생동물 교통사고 58% 급감

  • 임병선 기자
  • 2020.06.30 15:05
로드킬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곰 사체 (사진 flickr)/뉴스펭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 교통량이 급감하면서 많은 대형 야생동물이 목숨을 건졌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 로드 이콜로지 센터(Road Ecology Center)는 ‘코로나19가 완화되며 야생동물 추돌사고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라는 주제의 보고서를 지난 2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도시 봉쇄로 로드킬이 크게 줄었다는 통계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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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도시 봉쇄가 가장 엄격하게 적용됐던 지난 3월과 4월, 미국 캘리포니아(California)주 도로 교통량은 71% 감소했고, 인근 주도 비슷한 감소폭을 보였다.

연구진은 같은 기간 이 지역에서 일어난 대형 야생동물(사슴, 엘크, 무스, 곰, 퓨마 등) 교통사고 건수는 58%가량 떨어졌다고 밝혔다. 개, 양과 같은 가축과의 충돌도 비슷한 수준으로 기록됐다.

연구진 중 한 명 프레이저 실링(Fraser Shilling)은 만약 미국 전역에서 연중 교통량이 평년 50% 수준을 유지하게 되면 5000만 마리 척추동물이 죽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캘리포니아 지역 생태계 보전에 중요한 퓨마가 교통사고로 죽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캘리포니아 산지에는 퓨마가 널리 서식하는데, 최근 도로가 늘어나면서 서식지가 파괴됐다. 서식지에서 밀려난 퓨마가 다시 도로에 나타났다 치여 죽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플로리다주에서 교통사고로 앞다리에 부상을 입고 구조된 퓨마 (사진 flickr)/뉴스펭귄
(사진 flickr)/뉴스펭귄

연구진은 도시 봉쇄 기간 중 퓨마 50마리가 목숨을 건지게 됐다고 추산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하면서 도로 교통량과 대형동물 교통사고가 다시 늘고 있다. 속도를 줄이면 로드킬을 크게 줄일 수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도로 이용에 있어 별다른 변화는 없다.

연구진은 생태계 보전을 위해 도로 위 생태통로(야생동물이 지나가는 길)를 건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간 행동이 변하지 않으니 궁여지책으로 생태통로를 활용해 야생동물 안전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실링은 생태통로가 비용 부담이 크고, 야생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등 단점이 있다면서도 "인간 천성이 바뀌지 않으니 동물 행동을 바꾸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 아리조나주를 지나는 93번 국도 위 생태통로 (사진 flickr)/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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