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꾀꼬리 죽음 이르게 한 사진동호인 행동

  • 임병선 기자
  • 2020.06.29 16:02

일부 사진동호인들의 야생조류 서식지 파괴 행위가 비판받고 있다. 

일부 사진동호인의 꾀꼬리 서식지 파괴 행위를 비판하는 영상이 이석우 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 대표 유튜브 계정에 지난 26일 공개됐다. 설명에 따르면 경기도 연천군 전곡리 선사유적지 내 숲에 꾀꼬리 한 쌍이 둥지를 틀었다. 꾀꼬리 부부는 4마리 새끼를 낳아 기르고 있었는데, 일부 사진동호회원이 번식 과정을 자세히 찍겠다며 둥지 주변 나뭇가지를 모두 잘라냈다. 

이 대표는 비와 햇빛을 막아 줄 그늘막이 사라지면서 새끼 2마리가 저체온증 혹은 열사병으로 죽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은 꾀꼬리 새끼 2마리도 땡볕, 바람 등에 그대로 노출돼 생존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이어 “둥지 주위 은폐물이 전부 사라지면서 새끼가 매 등 천적에 잡아먹힐 위험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이 대표는 해당 동호인들이 조류 사진 촬영 수칙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류 사진을 찍는 이들은 조류가 받을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1인 가림막 등 위장 시설 안에서 촬영한다. 하지만 영상에 담긴 동호인들은 훤히 드러난 둥지 인근에서 위장 장비 없이 촬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꾀꼬리 이소(새끼 새가 자라 둥지를 떠나는 일) 장면 촬영을 위해 앞으로 더 많은 사진가들이 몰려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무부 조류학 박사는 “먼 곳에서 혼자 조용히 새를 관찰해야 조류 생태 환경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영상을 통해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영상 댓글로 “나뭇가지를 저렇게 잘라 놓고 찍은 사진도 대회에 출품하면 잘 찍었다며 상을 준다”고 비판했다.

앞서 포항 한 바닷가 모래밭에서 일부 사진동호인이 한 행동도 비판을 받았다. 쇠제비갈매기 둥지에 과도하게 접근하거나 새끼가 도망가지 못하게 줄로 다리를 묶어 사진을 촬영한 동호인을 연합뉴스가 지난달 27일 보도했다.

매체는 이외에도 일부 사진동호인이 사진을 찍기 위해 모래를 높이 쌓아 둥지를 막거나 밖으로 나온 새끼 새를 손으로 집어 둥지에 넣는 등 야생조류 생명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30일 현재 꾀꼬리 둥지가 있던 나뭇가지가 통째로 잘려 나가 사라진 상태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