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씨월드는 여전히 벨루가 서핑 중"...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홀로 남은 벨루가는?
- 김도담 기자
- 2020.06.29 11:27
거제씨월드 돌고래 체험 프로그램이 논란인 가운데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홀로 남은 벨루가(흰고래) '벨라'가 동물의 자폐 증세라 할 수 있는 정형행동을 보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동물단체들은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홀로 남은 벨루가 '벨라'의 방류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롯데월드가 '벨라'를 야생 방류하겠다고 발표한 지 8개월이 지난 지금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동물해방물결, 시셰퍼드코리아, 핫핑크돌핀스는 지난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이 있는 롯데월드몰 앞에서 '벨라'의 방류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퍼포먼스는 동물보호단체 활동가가 벨루가의 탈을 쓴 채 수족관 수조를 형상화한 사람들에게 갇혀 정형행동을 하고 그 옆에는 2016년에 죽은 '벨로', 2019년에 죽은 '벨리'의 형상이 누워있는 모습으로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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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는 "수심 1000m까지 잠수하는 벨루가에게 수심 8m의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수조는 감옥이나 다름없다. 하루라도 빨리 방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벨라'는 수조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반시계 방향으로 좁은 수조 안을 돌거나, 수면 위에 등을 내놓고 죽은 듯이 떠있는 이상행동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지난 2013년 러시아에서 들여온 벨루가 세 마리를 2014년 10월부터 사육 및 전시해왔다. 2016년 정형행동을 하던 '벨로'가 패혈증으로 폐사한 데 이어 2019년 10월 '벨리'까지 사망하자 롯데월드는 홀로 남은 '벨라'를 야생방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약속은 현재까지 지켜지지 않았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벨라'의 자연 방류를 다각도로 추진 중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아쿠아리움 측은 "벨루가 방류에 대해 협의 중인 기관이 모든 점검이 완료된 후 공식적인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7월 중순 방류위원회를 구성해 '벨라' 방류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물단체들은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측의 투명한 벨루가 방류 계획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단체 측은 "롯데는 국내 한 동물단체와 함께 벨루가 방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진행과정과 방식에 대해서는 비공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롯데의 '벨루가 자연방류 결정'이 시민들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일시적인 모면책으로 거짓 약속을 한 것이 아니길 바라며, 더 늦기 전에 '벨라'를 원서식처로 돌려보내고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거제씨월드는 큰돌고래와 벨루가 등에 올라타 수영장을 도는 'VIP 라이드 체험'을 대대적으로 홍보해 공분을 샀다. 돌고래를 타는 행위 외에도 벨루가와 입 맞추기, 만지기는 물론 돌고래가 공중제비 묘기를 부리는 인위적인 행위도 체험 프로그램에 포함됐다.
거제씨월드는 인터넷 상에서 시민들을 분노케했던 벨루가를 밟고 올라서는 행위 등 관련 프로그램을 현재까지 강행하고 있다. 28일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거제씨월드 측이 고래 전시 공연과 체험을 이날까지 지속하고 있었다며 현장 영상을 전했다.
벨루가는 주로 북극해와 베링해 등에 서식하는 해양포유류다. 벨루가는 '하얗다'는 뜻의 러시아어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이 동물을 멸종위기종 목록인 적색목록에서 LC(Least Concern·관심필요)로 분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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