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새끼 좀 맡아줘 난 아프리카로 휴가 다녀올게" 뻐꾸기 생존 방식

  • 남주원 기자
  • 2020.06.24 14:33
위치추적기와 금속가락지를 부착한 뻐꾸기(사진 환경부)/뉴스펭귄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여름철새 뻐꾸기가 아프리카까지 날아가 겨울을 보내고 온다는 사실이 최초로 밝혀졌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뻐꾸기의 이동경로를 추적한 결과, 뻐꾸기가 직선거리로 약 1만km 떨어진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대륙까지 이동해 겨울을 보낸 후 여름철 우리나라로 돌아와 번식하는 것을 최초로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대표적인 여름철새인 뻐꾸기 이동경로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철새가 아프리카까지 이동해서 월동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최초 사례다. 뻐꾸기는 유라시아와 아프리카 대륙에 널리 서식하며 우리나라에는 5월부터 날아와 번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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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는 뻐꾸기의 이동경로 연구를 위해 지난해 5∼6월 경기도 양평군, 전라남도 무안군, 제주도 서귀포시 등에서 포획한 뻐꾸기 10마리에 위치추적용 발신기를 부착, 경로를 추적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번식 후 가을 이동경로. 6개체, 2019년 8월 하순~10월 초순(사진 환경부)/뉴스펭귄

이 중 6마리가 지난해 8월 말~9월 초 서해를 건너 이동을 시작해 중국 장쑤성, 미얀마, 인도를 거친 후 아라비아해를 횡단한 것이 확인됐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초에 아프리카 동부에 도착하기까지 평균 1만1000km를 이동했으며, 이후 탄자니아, 모잠비크, 케냐 등지에서 월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에서 월동 후 봄 이동경로. 3개체, 2020년 4월 중순~5월 하순(사진 환경부)/뉴스펭귄

또 이중 3마리는 겨울을 동아프리카에서 보낸 후 4월 중순에 우리나라로 이동을 시작, 가을 이동과 유사한 경로를 따라 5월 말 지난해 번식했던 지역으로 되돌아왔다. 

이 3마리는 모두 우리나라와 아프리카간 왕복 이동거리가 2만 km 이상이었으며,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한 뻐꾸기는 2만 4012km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생물관에 따르면 발신기를 부착한 10마리 중 아프리카까지 신호가 수신된 것은 6마리, 한국으로 돌아올 때까지 신호가 수신된 것은 3마리다. 나머지는 이동 도중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월동지로 이동하는 가을에 비해 번식지로 이동하는 봄에 훨씬 빠르게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을 이동기간은 평균 77일, 일일 평균 약 142km를 이동했다. 우리나라로 되돌아온 봄 이동기간은 평균 51일, 일일 평균 약 232km를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뻐꾸기의 분포권(사진 환경부)/뉴스펭귄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철새가 유라시아 대륙을 동서로 횡단해 아프리카까지 이동해서 월동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확인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동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철새를 대상으로 이동경로 연구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뻐꾸기는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아 자신의 새끼를 기르게 하는 번식 방식인 '탁란'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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