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이 소비자가 보낸 빨대 모아놓고 선언한 세가지
남양유업이 소비자가 보낸 빨대 모아놓고 선언한 세가지
  • 임병선 기자
  • 승인 2020.06.2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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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납 운동으로 남양유업에 도착한 빨대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종합식품회사 남양유업이 소비자와 직접 만나 플라스틱 포장재와 작별하는 길을 모색했다.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플라스틱 절감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는 소비자 11명과 남양유업 측 본부장 세 명이 참석했다.

남양유업 측은 이날 토론 자리에서 무상 빨대 30% 절감, 테트라팩 음료 일부에서 빨대 제거, 제품 개발에 환경 문제를 천착하겠다고 약속했다.

왼쪽부터 김명진 마케팅 본부장, 이기웅 미래전략 본부장, 김흥곤 커뮤니케이션 본부장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김흥곤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은 "'빨대는 선택입니다'로 이름 붙여진 빨대 반납 운동을 통해 본사에도 많은 빨대가 배달됐다"며 소비자로부터 받은 빨대 처리 결과와 그들이 전한 의견에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 본부장은 "반납된 빨대를 (업사이클링 재료를 모아 발굴·보관·판매 역할을 하는) '소재은행 - 서울새활용플라자' 혹은 다른 새활용 기업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발언하는 활동가 클라블라우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빨대 반납 운동 참가자들은 포장재가 남용된 남양유업 제품 일부를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막상 빨대를 없애거나 플라스틱을 다른 재질로 바꿨을 때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등 여러 걱정이 있다"며 "하지만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포장을 개발하고 있고, 새 포장재 때문에 발생할 여러 문제들을 고려하느라 적용이 느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멸균우유 등을 포장하는 테트라팩 문제도 제기됐다. 테트라팩은 종이로 보이지만 여러 재질이 복합적으로 합쳐져 있어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남양유업은 물론 거의 모든 음료 제조사가 테트라팩을 사용 중이다.

이기웅 미래전략 본부장은 "테트라팩은 환경부나 여러 기업이 이슈로 삼는 재질이므로 테트라팩 생산 기업이 바뀌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남양유업 음료 포장재 전환 계획을 설명했다. 그는 "현재 자사 음료 브랜드 중 '백미당'에서 판매하는 멸균우유 제품에 생분해 가능하다고 알려진 PLA 빨대를 시범적으로 사용 중"이라며 "결과가 긍정적이면 적용 제품을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빨대 반납 운동을 주도한 환경 활동가 클라블라우(활동명)는 "백미당 제품에 적용된 PLA는 사실 분해 조건이 까다로워 완전한 친환경이 아니다. 또 종이 빨대를 추후 적용한다고 했는데, 결국 종이 빨대를 만드는 데도 공해가 발생하므로 자원 순환 면에서 긍정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 본부장은 "PLA가 완벽히 분해되지 않는다는 건 알지만 플라스틱보다 낫다고 생각해 먼저 시험 적용했고, 추후 빨대가 없는 방향으로 제품을 개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작가 이이수 씨는 "소비자들 편익 때문에 빨대를 못 없앴다고 하지만 환경을 생각해 빨대 소비를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며 "불편한 건강함이 필요한 때"라고 의견을 밝혔다.

남양유업 측이 받은 고객 손편지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이어 기업에서 당장 실천할 수 있는 플라스틱 절감 방안이 논의됐다. 이 본부장은 "편의점, 소매점 등에 비치돼 있는 빨대는 제조사가 제공하는 무상 빨대다. 올해 안에 무상 빨대는 최소 30% 절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 제품인 '이오'는 빨대 부착 혹은 패키지 내에 빨대 제공이 고려됐으나 중단시킨 상태이며 테트라팩에 담긴 일부 제품에서 빨대를 제거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 본부장은 “지금까지 제품을 만들면서 수익을 내는 데 집중하느라 포장재가 재활용되는 과정이나 지구에 머무르는 것은 미처 고려하지 못했다. 자사 포장재를 바꾸고 소비자 의식을 유도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환경 문제에 천착하겠다"고 말했다.

김명진 마케팅 본부장은 "평소에 생활하면서 쓰레기가 문제라는 것은 실감하지만 막상 마케팅 업무 등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에는 소홀했다"며 "앞으로 제품 개발이나 포장재 적용에 있어 환경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 의견을 주기적으로 듣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이수 씨는 "기업 입장과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 입장이 직접 오갈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져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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