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 비늘로 만들었다"...플라스틱 봉지 대체할 이 물건

  • 남주원 기자
  • 2020.06.18 12:06
생선 껍질과 비늘, 갑각류와 해조류 폐기물로 만든 마리나텍스(사진 The James Dyson Aword)/뉴스펭귄

생선 껍질과 비늘이 일회용 플라스틱 봉지에 대한 훌륭한 대안책이 되고 있다.

"2050년쯤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을 것"

영국 서식스대학교(The University of Sussex)에서 제품디자인을 공부하던 루시 휴즈(Lucy Hughes)는 이 얘기를 들은 순간 결심했다. 플라스틱을 대체할 무언가를 만들어야겠다고. 그리고 그녀는 그 해답을 어류 폐기물에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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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나텍스를 들고 있는 루시 휴즈(사진 The James Dyson Foundation)/뉴스펭귄
(사진 The James Dyson Aword)/뉴스펭귄

영국해양산업청(HUA)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매년 17만2207t 어류 폐기물이 발생, 전세계 어업 시장에서는 매년 5000만t이 발생한다. 루시 휴즈는 바로 이 어류 폐기물이 가치있고 재생가능한 재료가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녀는 즉시 현지 어류 가공 공장 및 도매상을 찾아갔고 그 과정에서 어류 찌꺼기 및 혈액, 조개 껍질, 생선 껍질과 비늘 등 다양한 어류 부산물이 어마어마하게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특히 루시는 생선 껍질과 비늘이 갖는 유연하고도 강한 성질을 보고 이를 가장 잠재력 있는 재료로 여겼다. 100번 이상 실험 끝에 그녀는 갑각류와 해조류 폐기물을 혼합해 '마리나텍스(MarinaTex)'라고 하는 플라스틱 대체재를 지난 2019년(현지시간) 개발했다. 

마리나텍스(사진 The James Dyson Aword)/뉴스펭귄
(사진 The James Dyson Foundation)/뉴스펭귄

마리나텍스는 반투명하며 같은 두께의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 단량체 에틸렌으로 만들어진 열가소성 플라스틱)보다 더 강하다. 4~6주 이내 완전히 생분해 가능하며 가정용 음식물 쓰레기통이나 퇴비에서 자연 분해된다. 또한 사실상 무취나 다름 없으며 생선 비린내 등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루시에 의하면 대서양 대구 1마리에서 발생하는 어류 폐기물은 마리나텍스 봉지 477개를 만들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제조 과정도 간단하다.

한편 마리나텍스는 지난 2019년 영국 전자제품 회사 다이슨(Dyson)이 주최한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James Dyson Aword)'에서 1등을 거머줬다. 마리나텍스는 봉지 및 샌드위치 포장재 등으로 적합하며 상용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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