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씹던 껌'으로 신발 만든다

  • 남주원 기자
  • 2020.06.17 16:06
최근 '씹던 껌'을 '껍던씸'으로 잘못 말해 웃음을 자아낸 연예인 강민경 씨(사진 tvN '놀라운 토요일' 화면 캡처)/뉴스펭귄

길을 걷다 보면 길바닥 여기저기 눌어붙은 껌을 쉬이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씹던 껌'을 재활용하는 곳이 있다.

껌 문제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국 또한 씹고 아무데나 버려진 껌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이를 해결하고자 영국 디자이너 안나 불루스(Anna Bullus)는 껌을 재활용하는 최초의 회사 '껌드롭(Gumdrop)'을 지난 2009년(이하 현지시간) 설립했다.  

껌드롭이 제작, 설치한 껌 수거함(사진 GumdropLTD)/뉴스펭귄

회사는 마치 딸기맛 풍선껌이 떠오르는 디자인의 핑크색 껌 수거함을 만들어 길거리 곳곳에 설치했다. 사람들은 씹던 껌을 바닥에 뱉는 대신 이 수거함 안에 넣기만 하면 된다. 수거함이 가득 차면 내용물은 특수 재활용 공정에 의해 새로운 물건으로 재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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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껌을 재활용해 만든 물품들(사진 GumdropLTD)/뉴스펭귄
(사진 GumdropLTD)/뉴스펭귄

먼저 버려진 껌으로 가득찬 수거함 1개는 재활용돼 새로운 껌 수거함 3개로 제조된다. 뿐만 아니라 핸드폰 케이스, 부츠, 빗, 도시락 용품, 연필, 자, 부메랑 등 다양한 제품으로 만들어진다. 최근에는 껌드롭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기반 패션브랜드인 '익스플리시트(Explicit)'와 협업해 '껌슈(Gumshoe)'라고 하는 신발을 만들었다.

(사진 GumdropLTD)/뉴스펭귄

껌드롭에 의하면 껌 수거함 설치 후 첫 12주 동안 껌 쓰레기는 46% 감소했다. 또 영국 국제공항인 히드로공항만 하더라도 3개월간 청소 비용 6000파운드(약 916만 원)가 절약됐다. 껌드롭의 껌 수거함 설치로 인해 길거리는 전에 비해 확연히 깨끗해졌으며 껌 청소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도 모두 눈에 띄게 줄었다.

안나 불루스는 "일반적인 껌의 주성분은 폴리이소부틸렌(polyisobutylene)이라는 합성고무"라며 "따라서 씹던 껌은 다재다능하고 잠재적 가치가 큰 재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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