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키면 우리 싹 다 죽는거야"...인간에게 발견돼 27년만에 절멸한 이 동물

  • 남주원 기자
  • 2020.06.16 11:45
이하 스텔러바다소(사진 Encyclopedia Britannica)/뉴스펭귄

지금은 사라져 지구상에서 영영 볼 수 없는 동물이 있다.

때는 지난 174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몸길이 약 8m, 몸무게 5~12t이었던 이 거대 동물은 베링해와 코만도르스키예 제도 해안가를 유유히 헤엄쳐 다니며 평온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인간들에게 발견되기 전까진 말이다.

(사진 'Ben G Thomas'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스텔러바다소 모습을 재현한 모형(사진 Wikimedia Commons)/뉴스펭귄

같은 해 11월, 독일인 게오르크 빌헬름 슈텔러(George Wilhelm Steller)는 러시아 제국의 캄차카 반도를 탐사하던 중 폭풍우에 의해 조난을 당하게 된다. 슈텔러 일행은 코만도르스키예 제도의 무인도인 베링 섬에 좌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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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이 거덜난 어느 날 슈텔러는 거대한 스텔러바다소 한 마리를 발견했다. 일행은 스텔러바다소 한 마리로부터 무려 3t 가량 고기와 지방을 얻을 수 있었다. 게다가 그 맛 또한 기가 막히게 맛있었다고 한다. 결국 슈텔러 일행은 스텔러바다소를 사냥함으로써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었다. '스텔러바다소'는 이 슈텔러라는 사람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사진 Wikimedia Commons)/뉴스펭귄
(사진 'Ben G Thomas'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돌아온 슈텔러 일행은 스텔러바다소에 대한 보고를 했다. 그러자 소문을 들은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북극해를 탐험하며 스텔러바다소를 남획하기 시작했다. 스텔러바다소의 고기와 지방, 가죽을 얻으려 수많은 이들이 코만도르스키예 제도로 향한 것이다. 

스텔러바다소는 본디 어마어마한 덩치와는 다르게 온순한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해초, 다시마 따위를 뜯어 먹으며 살았다. 인간에 대한 적대감도 없어 사냥하기 굉장히 쉬웠다고 한다. 또한 동료애가 넘쳐 동료가 위험에 처하면 도와주려고 모여드는 습성이 있었다. 이는 인간이 그들을 사냥하기 더욱 수월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스텔러바다소는 인간에게 처음 발견된 지 27년만에 멸종했다.

(사진 'Ben G Thomas'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지금은 절멸한 스텔러바다소(사진 IUCN)/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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