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대포' 타고 산사태 넘어 알 낳으러 가요

  • 임병선 기자
  • 2020.06.16 10:55
홍연어 (사진 flickr)/뉴스펭귄

캐나다 정부가 산사태로 길목이 막힌 홍연어를 돌무더기 너머로 보내기 위해 '연어 대포'를 사용할 계획을 세웠다.

2018년 12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British Columbia)에서 발생한 자연 산사태로 인해 야생 홍연어 이동 통로인 프레이저 강(Fraser River)이 막혔다. 해당 장소가 인간 거주지와는 멀리 떨어진 곳이어서 이듬해 6월이 돼서야 발견됐다. 발견 당시 산란기를 맞은 야생 홍연어가 알을 낳으러 가던 길에 멈춰 있던 상태였다.

산사태 이미지 (사진 flickr)/뉴스펭귄

캐나다 정부는 연어의 위기를 발견한 즉시 캐나다 원주민 단체 퍼스트네이션스(First Nations)와 협력해 행동에 나섰다. 그물을 설치해 홍연어를 잡고, 트럭과 드론을 이용해 홍연어를 돌무더기 맞은편으로 이송했다. 나중에는 중장비를 이용해 길을 트고 헬리콥터로 홍연어를 옮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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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원주민 어부들이 정부를 도와 홍연어 이송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 British Ecological Society)/뉴스펭귄

1년이 지난 올해 6월, 다시 찾아온 홍연어 이동철에 대비해 캐나다 해양수산부(Fisheries and Oceans Canada)는 원주민 단체와 함께 만반의 준비를 했다. 올해는 ‘연어 대포(Salmon Cannon)’를 쏴 홍연어를 돌무더기 너머로 보낼 예정이다.

‘연어 대포’는 좁은 관에 물고기를 넣어 멀리 이송하는 장치의 별칭이다. 연어를 손으로 집어 입구에 넣으면 마치 대포에 탄약을 장전하는 것처럼 보이고, 관을 따라가던 연어가 마지막에 튀어나오는 모습이 대포가 발사되는 것과 비슷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

연어 대포는 원래 여러 종류 물고기를 인간이 강에 만든 건축물 너머로 옮기기 위해 고안된 장치다.

당국은 이 지역을 연어가 통과할 수 있는 길로 만들기 위해 ‘연어 계단’도 건설 중이다. 연어가 막힌 강 대신 물이 흐르는 콘크리트 경사를 따라 이동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연어 계단' 건설 현장 (사진 브리티시컬럼비아 지방자지단체)/뉴스펭귄

하지만 인위적으로 연어를 운송하는 것에 반대하는 시각도 있다. 자연 재해로 변화한 생태계에 인간이 과도하게 개입하면 안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해당 길목을 통과하는 홍연어(학명 Oncorhynchus nerka) 개체수가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어 보호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홍연어 개체수가 안정된 상태지만 가까운 시일에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2012년 4월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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