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태연구 강화...고향같은 생태원 만든다"

  • 서창완 기자
  • 2019.01.28 06:00

■ 박용목 국립생태원장 뉴스펭귄 창간 인터뷰
"백두대간 생태축 복원 등 자연환경 체계적 관리"
"뉴스펭귄과 멸종위기종 보전위해 함께 노력할 것"

박용목 국립생태원장/뉴스펭귄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멸종위기종 복원에 앞장서는 생태종합기관인 국립생태원은 충남 서천군에 있다. 2013년 10월 환경부 산하기관으로 출범해 생태연구·보전·교육·전시 기능을 담당해 왔다. 그동안 아시아 최대의 종합생태연구기관으로 성장했다. 작은 군에 있는 이 기관에 해마다 100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지난해 7월 3대 원장으로 임명됐다. 취임 6개월을 맞은 박 원장의 재임 기간 목표는 충실한 기초생태 연구다.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훼손 등 위기에 대응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백두대간 생태축 보전·복원 연구’, ‘DMZ 생태계 조사’ 등 자연환경의 체계적 관리로 국가정책 지원에도 힘쓸 계획이다. 박 원장은 "이런 연구성과 등을 뱌탕으로 ‘전 국민의 고향과 같은 생태원’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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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원장은 야생생물이 사라지는 주요 원인으로 사람을 꼽았다. 하나의 연결고리로 형성된 생태계인 만큼 자연 서식지 보호와 복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첫걸음으로 일생생활 속 비닐이나 일회용컵 사용을 줄이자고 당부했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생태문화를 만들어 아이들도 편안한 세상을 만드는 게 그의 바람이다.

다음은 박용목 국립생태원장과의 일문일답.

-국립생태원 출범 6년째를 맞아 그동안 성과는.

▲생태원은 기초생태연구로 공신력 있는 생태정보를 생성, 분석하고 국민에게 제공, 서비스하는 국내 최대 생태연구기관이다.

우선 연구분야의 성과를 말씀드리겠다. 전 국토에 걸쳐 어떤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지 5년 단위로 조사하는 자연환경조사사업을 수행해 지난해 제4차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올해 제5차 사업을 새롭게 시작했다. 그간의 생태조사연구는 연구자가 직접 현장을 방문해 동식물 현황을 조사해 왔다.

올해부터 진행되는 제5차 전국자연환경조사는 드론, 위성영상 등을 적극 활용한 새로운 기법의 조사방법을 도입해 더욱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조사기법을 고도화했다. 정밀하고 공신력 있는 생태자료 확보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말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붉은 불개미와 같은 유입된 외래생물 위해성 분석과 확산방지 연구도 생태원의 주요 연구다. 그간 총 155종의 위해우려종을 지정건의해 침입외래종 관리방안도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다.

기후변화연구, 생태모방연구, 생태계 서비스 연구 등 기초연구로 160여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는 성과도 달성했다. 연구결과들은 모두 에코뱅크라는 국립생태원 생태정보포털에 담겨 국민에게 제공된다. 내가 사는 주변 지역에 어떤 동식물이 살고 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고, 기후변화에 따른 국토의 생태적 변화도 확인하실 수 있다. 이처럼 생태원은 공공정보의 대국민 제공 서비스라는 사회적 가치 실현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자부한다.

전시분야의 성과도 컸다. 개원 이래 매년 크고 작은 전시를 열어왔다. 주요 전시를 살펴보면 국내 최초로 외국개미를 전시한 ‘개미세계탐험전’을 비롯해 ‘우리 독도 이야기’, ‘생물모방’, ‘생태계와 기후변화’ 등을 주제로 한 전시가 개최됐다.

전시에서는 우리 원의 연구 활동과 생물콘텐츠, 전시와 교육적 역할까지 모두 녹여내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예를 들어 전시와 연계한 체험교육 프로그램이 이뤄지고 같은 주제의 국제 심포지움이 개최되기도 했다. 우리 원의 연구활동 뿐만 아니라 이것을 어떻게 국민들에게 알리고 공유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비롯됐다. 내외부를 가리지 않은 협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처럼 국립생태원은 지난 5년간 생태전시의 새로운 장을 만드는 성과를 거뒀다. 앞으로도 국립생태원의 전시가 어린이, 청소년의 생태 호기심을 키우고 관람객의 생태문화 관심을 높일 수 있는 앞서가는 전시가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제3대 국립생태원장으로서 취임 6개월이 됐는데 소회와 임기 동안 역점을 둘 사업, 목표는.

▲재임기간(3년) 동안 ‘기후변화에 대비한 장기생태 연구 확대’,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멸종위기종 복원’ 관련 기반을 구축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생태모방 연구’와 ‘에코뱅크를 활용한 생태연구 허브기관 도약’ 등의 기초 생태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백두대간 생태축 보전·복원 연구’, ‘DMZ 생태계 조사’, ‘생물다양성 가치평가 방법론 개발’ 등과 같은 자연환경의 체계적인 관리를 통한 국가정책 지원에도 힘쓸 생각이다.

연구성과들을 기반으로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해 누구나 자연과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전 국민의 고향과 같은 생태원’을 만들고 싶다. 자연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국립생태원의 발걸음에 아낌없는 지지와 격려를 부탁드린다.

강원도 양양군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서 보호 중인 수달. (사진 국립생태원 제공)/뉴스펭귄

-지난해 출범한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운영 계획은.

▲환경부는 지난해 10월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 종합계획(2018~2027)’을 발표했다. 이번 종합계획에서는 기존에 개체 증식과 보충 위주의 멸종위기종 복원에서 서식지 사전 평가·분석과 개선을 기반으로 한 멸종위기종 복원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했다.

이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우리나라 멸종위기 야생생물 주요 서식지 현황을 조사하고, 멸종위기종의 위협요인들을 분석해 개선하는 ‘멸종위기종 서식지 보전 계획’을 수립하고 순차적으로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에는 우선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 도입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7종 가운데 수달, 참달팽이, 양비둘기 3종 주요 서식지 조사와 위협요인을 파악하고, 복원센터에서 증식한 개체를 방사할 대상지 선정 연구에 활용할 예정이다.

국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증식·복원의 콘트롤타워로서 멸종위기종과 관련된 생물다양성협약,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교역에 관한 협약) 등과 같은 국제협약 이행과 더불어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주변 국가와 멸종위기종 보전을 위한 개체교환, 정보공유 및 협력체계 구축에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 노력과 가치를 알리기 위해 각종 홍보와 교육을 추진해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겠다. 증식·복원을 지역민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협업체 구성 및 각종 지원방안을 마련해 지역 사회와의 공존 방안도 모색할 계획도 있다.

-시민들에게 계절별 가장 대표적인 생태원 프로그램을 소개한다면.

▲국립생태원에서는 계절별로 다양한 전시를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다.

봄에는 ‘우리 들꽃 이야기’란 주제로 야외 들꽃들의 전시행사, 생태·환경보전을 주제로 한 ‘생태그림대회’가 개최된다. 여름방학 기간에는 위해생물을 퇴치하는 ‘물총놀이체험’과 ‘외국어로 들려주는 동화’라는 특별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가을에는 다른 계절보다 더 풍성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가을밤 신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추석맞이 에코리움 야간개장’, 가을 물억새길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함께 걸어요 가을길’ 행사 등 다양한 생태놀이 프로그램과 특별전시 행사들이 계획됐다.

겨울에는 에코리움 전시관에서 ‘겨울, 난전시’ 행사가 펼쳐진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100여종의 난초의 화려함과 향기를 느낄 수 있다.

그 밖의 교육프로그램으로는 계절별, 대상별로 각각 다른 주제로 생태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생태체험교육이 있다. 가족이나 동료, 친구들과 함께 생태체험과 힐링을 원하시는 분은 주말에 운영되는 1박 2일 가족캠프에 참여하면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다.

국립생태원 극지관에 살고 있는 펭귄 (사진 국립생태원 제공)/뉴스펭귄

-극지관 펭귄이 시민에게 인기가 높다. 2년 전 국내 최초로 젠투펭귄 부화에 성공한 바 있는데 펭귄 가족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앞으로 운영 계획은.

▲국립생태원 에코리움 극지관에서는 친스트랩펭귄 4마리와 젠투펭귄 8마리, 총 12마리의 펭귄을 사육하고 있다.

젠투펭귄 8마리중 2마리는 2년 전에 부화에 성공한 새끼펭귄이다. 지금은 부모로부터 독립해 스스로 먹이를 먹고, 수영을 하면서 어른 펭귄으로 성장했다.

어른 펭귄이 된 암컷 펭귄은 그동안 짝이 없었던 다른 수컷 펭귄과 짝짓기 행동을 하는 등 무리의 일원으로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

펭귄들은 1년 주기로 털갈이를 하고, 짝을 짓고, 알을 낳는 동물로 생체리듬이 매우 민감해  안 좋은 서식 환경과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따라서 먹이와 영양제, 외기와 수온 조절 등을 통해 최적의 환경을 제공해 줘야 한다. 생태원에서는 펭귄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사육장 내의 유리면에 반사필름을 붙여 펭귄이 관람객을 볼 수 없게 했다.

또 제빙기를 설치해 눈밭을 걷거나 눈 위에서 체온을 조절 할 수 있도록 관련 장비들을 개선했다. 생체리듬에 맞는 광주기를 면밀하게 조절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들을 모두 맞췄다. 이런 노력으로 소중한 2마리의 젠투펭귄이 태어났다.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해 펭귄의 건강 유지와 번식 성공에 집중하고, 지속적인 종 보호를 위해 외국기관과의 교류·협력을 통한 혈통관리, 펭귄 행동모니터링 연구 및 행동 다양성 분석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립생태원장으로서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환경보호를 위해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이나 비닐 등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해주시면 좋겠다.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에 견줘 일회용품을 너무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일례로 한사람이 1년간 비닐봉투 사용 개수만 보더라도, 독일은 70개를 사용하는데 우리나라는 400여개를 사용한다.

이제 시장에 가실 때 장바구니나 에코백을 챙겨서 비닐봉투 사용을 줄여주시고, 집안에서 나오는 플라스틱이나 비닐 등의 재활용품 분리수거를 잘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모두 노력해 준다면 자연환경이 훼손되는 것을 지금보다는 많이 늦출 수 있을 것이다.

야생생물이 사라지는 주요 원인은 결국, 우리 사람이다. 이 세상은 사람만이 홀로 살아갈 수 없다. 생태계는 하나의 연결고리로 형성돼 있어서다. 이제는 우리가 야생동물과 식물에게서 빼앗은 것들을 돌려줘야 할 때다. 야생생물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자연서식지를 보호하고 복원해야한다. 그래야만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가 보장될 수 있다.

국립생태원은 우리 미래세대를 위해 생태연구를 바탕으로 국가의 자연관리 종합정책 기반을 제공하겠다. 다양한 생물교감 프로그램으로 국민들에게 생명존중과 자연사랑의 가치관을 심어주는데 노력해 자연과 더불어 사는 생태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국내 최초 멸종위기 전문 매체 <뉴스펭귄> 출범을 맞아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우선 <뉴스펭귄> 출범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멸종위기 전문 매체의 활약을 기대하겠다. 앞으로 두 기관이 환경을 중시하는 가치관과 환경보전을 위한 노력을 함께 실천하기를 희망한다. 또한, 국립생태원에서 추진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 노력과 가치를 국민들께 알리는데 있어 서로 협력하고 상생하는 관계가 지속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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