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사자 납치한 개코원숭이 미스터리

  • 임병선 기자
  • 2020.06.14 09:00
(사진 크루거 사파리)/뉴스펭귄

개코원숭이가 새끼 사자를 납치한 이유가 미제로 남게 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크루거 국립공원에서 개코원숭이가 새끼 사자를 납치해 나무 위로 올라가는 장면이 지난 2월 포착됐다.

인간이 보기엔 귀여운 사진이지만 새끼 사자는 즐거워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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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크루거 사파리)/뉴스펭귄

해당 사진과 영상은 크루거 국립공원에서 사파리 투어를 운영하는 커트 슐츠(Kurt Schultz)가 촬영했다.

슐츠는 개코원숭이가 먹이를 찾던 도중 어미 사자가 사냥을 갈 때 숨겨 놓은 새끼 사자를 발견한 것 같다고 공원 측에 설명했다.

(사진 크루거 사파리)/뉴스펭귄

개코원숭이가 새끼 사자를 납치한 명확한 이유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암컷 개코원숭이는 키우던 새끼가 죽으면 자신이 속한 무리에서 낮은 서열의 새끼를 뺏어 키우기도 한다. 하지만 새끼 사자를 새끼 개코원숭이로 착각해 데려왔다는 설명은 불가능하다. 사진 속 개코원숭이는 수컷이기 때문이다.

(사진 크루거 사파리)/뉴스펭귄

이유가 될 만한 다른 가설은 개코원숭이의 복수다. 사자와 개코원숭이는 원래 숙적이다. 사자 성체는 종종 개코원숭이를 사냥하기 때문에 개코원숭이는 새끼 사자가 혼자 다니는 걸 발견하면 잔인하게 죽이기도 한다. 개코원숭이는 크고 힘이 센 편이라 사자 성체와도 종종 맞서 싸운다.

하지만 이 가설도 성립할 수 없다. 슐츠에 따르면 해당 개코원숭이는 유괴한 새끼 사자의 털을 골라주는 등 정성스럽게 돌봤다. 개코원숭이가 속한 영장류는 친목의 표시로 다른 개체 털 정리를 해 준다.

슐츠는 “내 평생 새끼 사자를 잡아다 잔인하게 죽이는 개코원숭이는 들어봤어도 잡아다 그루밍을 해 주는 건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사진 크루거 사파리)/뉴스펭귄

수컷 개코원숭이의 특이 취향으로 빚어진 사건은 비극으로 끝났다. 크루거 국립공원 측은 “나중에 새끼 사자 상태를 보러 방문했으나 죽어 있었다”고 밝혔다.

(사진 크루거 사파리)/뉴스펭귄

새끼 사자가 안타깝게 죽으면서 새끼 사자를 납치한 수컷 개코원숭이 사건 원인은 미스터리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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