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48도 혹한에서 생장하는 붉은점모시나비가 희귀종인 이유

  • 이강운 객원기자/곤충학자
  • 2020.06.11 10:33

모시 적삼의 옷에 붉은 점이 화려한 붉은점모시나비는 멸종위기종 Ⅰ급으로 지정된 대단히 희귀한 곤충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도 멸종위기등급으로 보호하는 세계적인 희귀종이기도 하다. 

이 붉은점모시나비는 별명도 많다. 뒷날개의 붉은 점이 태양을 닮았다고 해서 태양의 신을 뜻하는 ‘아폴로나비(Apollo butterfly)라고도 불리며, 높은 산에 사는 생리적 특징을 일컬어 ‘알파인나비(Alpine butterfly)’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나비의 특별함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혹독한 겨울추위를 견디는 이 나비에게는 항암 등에 효과적인 물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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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비는 기온이 낮은 지역에서 발육,성장하는 곤충이다. 영하 48도의 혹독한 겨울추위를 견디는 특별한 생리를 지녔다.

금강유역환경청과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이하 연구소)가 올해초 충북 영동군의 특정 지역에 이 나비 40쌍 80마리를 방사한 것도 이 나비가 지닌 특별한 생리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영동군은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겨울이 춥고 길기 때문에 붉은점모시나비가 서식하기 알맞다. 또한 온통 암반으로 형성된 지형에는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의 먹이 식물인 기린초가 지천이어서 그야말로 천혜의 서식지라 할 수 있다.

연구소는 올해초 개체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붉은점모시나비의 개체 수가 급격히 줄었다는 사실을 발견, 절멸을 막고 안정적 개체군을 유지하기 위해 금강유역환경청과 함께 방사에 나섰던 것. 방사한 붉은점모시나비들은 서식지외보전기관인 연구소에서 증식한 개체들이다.

연구소는 2년여전부터 이 나비의 유전체 연구를 시작, 이 나비가 추운 겨울에 활동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내동결물질을 비롯한 특별한 물질을 찾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항암 항균 항염 등에 효과가 있는 물질을 찾아냈다. 연구소는 이를 논문으로 증명하기 위해 중국, 인도 학자들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중이다. 

붉은점모시나비의 사례는 생태적 이유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왜 멸종위기종을 보전해야 하는지 까닭을 증명하고 있다.  

글·영상: 이강운/ (사)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소장, (사)한국서식지외보전기관협회 회장, 서울대학교 농학박사, 곤충방송국 유튜브 HIB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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