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g에 9천만 원" 국내 토양서 암 치료제에 쓰이는 고가 항생물질 발견

  • 김도담 기자
  • 2020.05.27 09:42
균주 SJ1-7 포자의 주사전자현미경 사진(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뉴스펭귄

암이나 각종 종양 치료제 개발에 쓰이는 '크로모마이신 A3'(Chromomycin A3)를 국내 토양 미생물로 만들 수 있게 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우리나라 토양에서 크로모마이신 A3를 합성할 수 있는 '스트렙토마이세스 그리세우스'(Streptomyces griseus) 균주를 찾았다고 27일 밝혔다.

흙 속 미생물에서 추출한 항생물질 크로모마이신 A3는 염색체 염색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1g에 9000만 원에 달하고,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아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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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2018년부터 항생제 내성균과 병원성 세균의 생장을 억제할 수 있는 토양 미생물과 항균물질을 발굴해오던 중 최근 이 균주를 발견했다.

균주 SJ1-7 배양체와 크로모마이신의 항세균 활성 사진(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뉴스펭귄
균주 SJ1-7 배양체와 크로모마이신의 항세균 활성 사진(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뉴스펭귄

'스트렙토마이세스 그리세우스 SJ1-7'로 명명된 이 균주는 토양에 주로 서식하며, 유기물을 분해해 흙냄새를 유발하는 방선균의 한 종류다.

현재까지 사용되는 항생제의 약 60% 정도가 방선균 유래로 식·의약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균으로 알려져 있다. 분해능이 높아 토양의 비옥도를 높이고, 토양 병원균의 방제에 널리 사용되는 등 농·축산분야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스트렙토마이세스 그리세우스는 최초의 결핵 치료제인 스트렙토마이신(Streptomycin)을 분비하면서, 크로모마이신 등도 합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균주는 또 아수가마이신 등 32개 항암 활성물질(생물 기능을 증진·억제하는 물질) 생합성(생물체에서 물질을 합성하는 일) 유전자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밖에도 식물병인 균핵병, 궤양병 등 여러 식물의 병원균 사멸 효과도 확인됐다.

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지난 4월 이 균주의 유전체 해독을 끝내고, 지난 19일 특허를 출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다국적 기업에서 판매 중인 고가의 항생물질을 국내에서 대체 가능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또 스트렙토마이세스 그리세우스 균주에서 향후 다양한 활성물질을 얻는 한편, 친환경 식물병 방제제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은 "국내 토양에는 다양한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 병원균의 생장을 억제하는 미생물과 활성물질을 찾기 위한 연구를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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