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가방 받자고 음료 300잔 버려...플라스틱 컵과 커피는 다 어디로?

  • 임병선 기자
  • 2020.05.25 16:28
JTBC 방송 화면 캡처 (사진 'JTBC' 유튜브 캡처)/뉴스펭귄

스타벅스 기간 한정 사은품을 받기 위해 버려진 음료 300잔이 자원 낭비라는 비판이 나온다.

스타벅스는 지난 21일 음료 17잔(계절 음료 3잔 포함)을 마신 고객에게 7월 22일까지 간이 의자 '서머 체어'와 손에 드는 여행용 가방 '서머 레디 백'을 증정하는 행사를 시작했다. 

특히 이번에 화제가 된 사은품은 ‘서머 레디 백’이다. 수요가 많아 음료를 17잔 마셔도 매장에 재고가 없는 상황이다. ‘서머 레디 백’은 한때 중고거래 사이트에 13만 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서머 레디 백’을 여러 개 받기 위해 위해 음료 300잔을 주문하고 사은품 17개를 가져간 고객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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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에서 음료 17잔을 구매하면 받을 수 있는 '서머 레디 백' (사진 스타벅스 제공)/뉴스펭귄

스타벅스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고객은 음료 300잔을 지난 21일 여의도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포장 주문했다. 고객 A씨는 음료 1잔과 사은품 17개만 챙겨 자리를 떴다. 나머지 299잔은 매장에 남겨 두고 다른 고객이 가져가라는 의미로 ‘All free’라는 메모를 붙였다. 매장 측은 해당 음료를 임의로 다른 고객에게 제공할 수 없어 전량 폐기했다.

이 사건은 지난 22일 현장 상황을 전한 한 트위터 이용자 게시물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는 한 고객이 음료 여러 잔을 구매하고 사은품만 가져갔다고 말했다. 이를 본 네티즌 대부분은 이 게시물을 인터넷 괴담으로 여겼지만 사실로 확인되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사건 발생 당시 촬영된 음료 모습이 각종 언론에 보도됐다. 사진에는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커피 여러 잔이 바닥에 늘어서 있다. 환경 관련 커뮤니티에 해당 사진이 공유됐고, 일부 네티즌은 증정 행사가 자원 낭비를 유발한다고 비판했다.

고객 A씨가 사은품을 되팔 목적으로 음료 300잔을 구매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사은품을 선점하고 비싸게 되파는 ‘리셀’은 스타벅스가 진행한 사은품 증정 행사마다 문제가 됐다. 이번 ‘서머 레디 백’도 마찬가지다. 행사 시작 4일 째인 25일 기준, 대형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서머 레디 백' 판매 게시글 몇 백 건이 올라와 있다. 이때 사은품을 여러 개를 구하기 위해 대량으로 구매한 음료들은 대부분 버려진다.

대형 중고거래 사이트에 '스타벅스 서머 레디 백' 판매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사진 네이버 카페 캡처)/뉴스펭귄

스타벅스는 자사를 ‘지속 가능한 기업’이라고 주장하는 만큼 환경 측면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일부 고객은 업체 측이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서 역할을 수행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많은 일회용품과 커피가 쓸모 없이 버려지는 일을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사은품 리셀'에 대해 “중고거래 방지를 위해 최대한 물량을 확보하겠다”고 25일 뉴스펭귄에 말했다. 하지만 한 고객당 사은품 수량을 제한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행사 초기 단계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한 번에 가장 저렴한 음료 17잔을 구매하고 사은품을 받는 방법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고 있다. 업체 측이 밝힌 "꾸준히 매장을 찾는 고객에게 사은품을 제공"한다는 행사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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