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 건너 발견된 '선구자' 피그미해마...20mm 몸으로 멀리도 왔다

  • 임병선 기자
  • 2020.05.22 12:03
날루해마 (사진 그래헴 쇼트 연구팀)/뉴스펭귄

19mm 남짓 작은 해마가 기존 서식지에서 8000km 떨어진 곳에서 발견, 새로운 종으로 구분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다이빙 명소인 소드와나 만(Sodwana Bay)에서 피그미해마(27.3mm 이하 해마 종의 명칭) 일종이 최근 발견됐다. 아프리카 인근 해안에서 피그미해마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과학자들은 이번에 발견된 피그미해마가 새로운 종이라는 사실을 밝혀 냈고, 날루해마(학명 Hippocampus nalu)로 이름 붙였다. '선구자' 해마라는 별명으로도 부른다. 이번에 수집된 날루해마 중 암컷 크기는 18.9mm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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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루해마는 유사 종이 모여 사는 기존 서식지와 8000km 이상 떨어진 인도양 맞은편에서 발견돼 과학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날루해마 이전까지 과학자에 의해 밝혀진 피그미해마는 총 7종으로 동남아시아와 일본에서만 서식한다고 알려졌다. 

피그미해마 일종인 학명 Hippocampus bargabanti. 날루해마와는 모습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사진 flickr)/뉴스펭귄

미국과 호주에서 활동하는 어류학자 그래헴 쇼트(Grahem Short)가 이끈 국제 연구팀은 날루해마를 새로운 종으로 특정한 과정과 서식 환경을 연구한 논문을 동물학 학술지 주키스(Zookeys)에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게재했다.

연구팀 마이크로CT(X선으로 내부 구조를 세밀하게 촬영하는 장치)확인 결과 날루해마는 다른 피그미해마와 달리 끝이 뾰족한 나선형 돌기 하나를 등에 더 가지고 있다.

그레햄은 "돌기가 어디에 쓰이는 지 모르겠다. 하지만 여러 생물 수컷이 가진 나선형 기관은 보통 성적으로 유혹할 때 쓰이는데, 꼬불꼬불할수록 암컷에게 인기가 많다"고 내셔널지오그래픽에 지난 20일 말했다.

이들은 날루해마 유전자 분석 결과, 유전적으로도 다른 피그미해마와 구분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날루해마 유전자를 기존 피그미해마 유전자와 비교해 아프리카 도래 요인을 밝혀내고자 했다. 

유전자 비교 결과, 날루해마는 일본 해안에 서식하는 일본피그미해마(Hippocampus japapigu)와 파푸아뉴기니·인도네시아 해안에 서식하는 폰토히해마(학명 Hippocampus pontohi)와 유전적으로 가까웠다. 날루해마가 발견된 소드와나 만과 인도네시아 해안(일본과 파푸아뉴기니에 비해 더 가까운 기존 서식지)은 약 8000km 떨어져 있다.

학명 Hippocampus Pontohi. 날루해마와 비슷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사진 flickr)/뉴스펭귄

날루해마가 '어떻게 서식지를 넓혔는지' 혹은 '어떻게 이 곳에 살게 됐는지'는 추가 연구를 요한다. 연구진은 "날루해마의 유전적 진화 과정을 밝혀내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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