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로도 모자란가요"...탄광 위해 코알라 이주한다는 석탄기업

  • 임병선 기자
  • 2020.05.21 11:19
코알라 이미지(사진 flickr)/뉴스펭귄

탄광 설치를 위한 코알라 이주 방안을 놓고 석탄 회사와 환경단체가 대립하고 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ew SouthWhales) 지역에 중국 국영 전력기업 신화워터마크(Shenhua Watermark)의 석탄 탄광이 들어설 계획이다. 신화워터마크는 이 지역 코알라를 다른 지역으로 옮겨 탄광 개발을 지속하는 방안을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에 승인 요청한 상태다. 이 회사는 해당 지역 코알라 개체수가 87% 줄어든 것으로 볼 때 이미 절멸 단계이므로 개발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탄광을 짓기 위해 해당 지역 나무를 잘라내면 하루 종일 나무 위에서 생활하는 코알라는 살 곳이 없어진다. 때문에 호주에서 코알라가 서식하는 지역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코알라 개체수 보호 계획을 제출해 주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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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환경단체 환경보호국(Environmental Defenders Office)은 주정부에 코알라 이주 계획에 반대하는 진정서를 최근 제출했다. 단체 측은 호주 환경부에도 코알라 서식지를 보전하라고 요청했지만 환경부 측은 코알라는 정부가 보호하는 종이 아니라 권한 밖이라며 손을 뗐다.

코알라 이미지 (사진 flickr)/뉴스펭귄

신화워터마크는 2012년~2013년과 비교해 올해 이 지역 코알라 개체수가 87% 감소했다는 자체 보고서를 3월 31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전에는 1헥타르 당 코알라가 0.3마리였는데 현재는 0.04마리가 됐다는 것이다. 코알라 개체수가 급감한 이유로는 클라미디아(코알라에게도 전염되는 인수공통 감염병)를 꼽았다. 

환경보호국은 해당 자료를 근거로 이 지역을 코알라가 살 수 없는 지역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코알라 개체수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없고, 지난 대형산불이 얼마나 많은 코알라에게 영향을 줬는지도 파악하지 못한 상태인데 이 지역을 코알라가 못 사는 지역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내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전북 군산시 측은 선유도해수욕장 일대 도로를 늘리고 주차장을 설치하기 위해 이 지역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흰발농게 4만 마리를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고 지난 15일(한국시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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