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위 전동스쿠터가 무서웠던 사람이라면 반길만한 아이디어

  • 임병선 기자
  • 2020.05.24 09:00
말랑한 전동스쿠터 '포이모(POIMO)' (사진 'ERATO Kawahara UIN Project'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보도 위를 빠르게 달리는 쇳덩이 대신 말랑한 전동스쿠터가 등장했다.

최근 도시 내 이동수단으로 전동스쿠터가 떠오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동스쿠터는 금속으로 제작돼 있다. 보도까지 침범하는 전동스쿠터 때문에 여러 보행자가 충돌사고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다. 실제로 국내에서 전동스쿠터에 충돌한 보행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2018년 10월 발생했다.

디즈니 영화 '빅 히어로'에 등장하는 말랑한 로봇 베이맥스는 금속 로봇 대안으로 개발돼 큰 활약을 펼친다. 만약 말랑한 스쿠터가 있다면 보행자 안전이 보장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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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대학(東京大学) 학생이 주축이 된 연구팀은 전동스쿠터를 비롯한 여러 전동 이동수단이 속도는 빠른 반면 금속으로 제작된 점에 문제를 느꼈다. 연구팀은 금속 이동수단이 보행자를 치면 크게 다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포이모(POIMO)’를 개발했다.

이들은 말랑한 전동스쿠터 포이모 시제품을 지난해 8월 제작, 자체 시험을 거쳐 지난 13일(현지시간) 유튜브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시제품 개발 과정과 도쿄에서 열린 시험 행사에 포이모를 전시해 얻은 개선점을 지난달 미국 컴퓨터학회(Association for Computing Machinery)에 발표한 논문에 담았다.

이 전동스쿠터 탑승부는 접어서 보관했다 바람을 주입하면 부풀어 목마 형상으로 변한다. 탄력성과 내구성이 높은 소재인 TPU(열가소성 폴리우레탄 탄성체)로 제작됐고 내부는 서핑보드나 에어매트 등에 쓰는 '드롭스티치 섬유(Drop titch fabric)' 구조를 활용해 성인 남성(80kg) 탑승에도 문제가 없다.

공기가 주입된 포이모 내부 구조 (사진 ERATO Kawahara UIN Project)/뉴스펭귄

연구팀은 경량화를 위해 핸들과 바퀴를 직접 연결하지 않고 앞바퀴 바로 위에 방향전환 감지 장치를 부착했다. 몸을 좌우로 틀어 방향전환을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동수단이 보행자와 충돌 시 피해가 덜하다는 점, 금속에 비해 제작하기 쉽다는 점, 휴대가 편리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탄력이 큰 몸체라는 점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보행자가 속도가 붙은 탄력이 강한 물체와 부딪히면 튕겨 나가 더 강하게 바닥이나 기타 구조물을 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속 이동수단보다 안전할지는 미지수다. 또 휴대가 편리하다고 하지만 바람을 넣는 기구를 제외해도 바퀴 구동부와 탑승부를 합쳐 7.8kg(각각 5.5kg, 2.3kg)에 달해 아직 개선점이 많아 보인다.  

아직 시제품이고 문제점을 해결하기 전에는 상용화를 논하기에 무리가 있지만 보행자를 염두에 뒀다는 측면만큼은 네티즌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다만 엄격한 충돌사고 테스트를 거치는 자동차와 달리 전동스쿠터 등은 충돌사고를 대비한 국내외 규제가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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