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거북 항문에서 당겨 뺀 60cm 비닐봉지...한 개가 끝이 아니었다

  • 임병선 기자
  • 2020.05.18 16:25

바다거북 항문에서 인간이 바다에 버린 비닐봉지가 줄줄 빠져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태국 바다거북 전문 수의사는 바다거북 항문을 통해 비닐봉지를 빼내는 영상을 자신이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게시했다.

영상에는 바다거북 항문 끝에 나와 있는 비닐봉지 꼬다리를 손으로 천천히 당겨 빼는 장면이 담겼다. 거북은 고통스러운지 꼬리를 꿈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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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다거북은 보트 프로펠러에 치여 상처를 입고 지난 9일 구조됐다. 목과 오른쪽 다리에 프로펠러에 입은 상처가 있는 상태다.

수의사는 “바다거북 검진을 하다 해당 거북 항문에 비닐 조각이 튀어나온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겨서 빼 보니 60cm나 되는 큰 비닐봉지였다. 거북 뱃속에서 얇은 형태로 눌려 있어 다행히 제거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다거북 뱃속 비닐봉지는 두 개 더 발견됐다. 수의사는 바로 다음날인 11일, 또 한 개가 나왔다며 빼낸 비닐봉지 사진을 해당 게시물 댓글로 공유했다. 17일에도 56cm 비닐봉지를 하나 더 제거했다면서 바다거북이 정상적으로 배변하는 영상을 댓글로 공유했다. 그는 “바다거북 뱃속에 더 이상 쓰레기가 없기를 빈다”고 말했다.

보트 프로펠러에 치여 입원한 바다거북 뱃속에서 나온 두 번째 비닐봉지(사진 'อะไรอยู่ในท้องเต่า' 페이스북 페이지)/뉴스펭귄

바닷속을 떠다니는 비닐봉지를 먹이로 착각해 삼켰다가 죽는 바다거북은 종종 발견된다. 수의사는 “원래 비닐봉지는 뱃속에 있어도 X레이 검사로 발견할 수 없다. 일부가 항문 끝에 나와 있었던 것은 다행”이라고 했다.

비닐을 뺀 뒤 거북이 상태를 묻는 질문에는 “일단 지금은 건강해 보이고 밥도 잘 먹지만 계속 살펴야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이 바다거북이 보트에 치여 병원에 입원하지 않았다면 계속 비닐봉지를 먹다 죽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의사 설명에 따르면 비닐봉지는 바다거북에게 변비를 유발한다. 영양분이 없는 비닐봉지가 다른 음식물이 흡수되는 것을 막으면 바다거북이 사망할 수 있다.

해당 페이지는 태국 어촌 라용(ระยอง)주 라용시 바닷가에서 희귀동물병원(고양이, 강아지와 같은 반려동물 이외 동물을 위한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수의사가 만들었다.

그는 인간이 만든 해양폐기물에 고통받는 바다거북 실태를 알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죽은 바다거북을 부검했을 때 뱃속에서 나온 낚시그물, 낚싯바늘, 플라스틱 조각 등 폐기물 사진을 공유해 왔다. 바다거북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 중에는 녹슨 나사도 있어 SNS 이용자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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