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체비누 제조사 '동구밭'이 플라스틱 줄이는 방법

  • 임병선 기자
  • 2020.05.17 08:00
플라스틱 통에 담긴 액체 화장품 (사진 Pixabay)/뉴스펭귄

샴푸, 린스, 바디워시, 로션 등 거의 모든 코스메틱 제품이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있어 이제는 플라스틱 용기에 들지 않은 제품을 상상하기 어렵다. 게다가 국내 대부분 제품은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한 액체 펌프를 포함하기도 한다.

플라스틱 퇴출 운동이 속도를 얻으며 각종 코스메틱 브랜드도 플라스틱 대량 생산에 대한 책임을 지적받고 있다. 이에 플라스틱을 대체할 포장재를 찾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사실 플라스틱을 쓰지 않으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나로 씻을 수 있는 세정제가 예전부터 나와 있다. 바로 고체 세정제인 비누다. 비누는 손이나 몸을 씻는 한정된 제품만 나와 있어 머리를 감으면 머릿결이 뻣뻣해지는 등 실제로는 사용 범위가 좁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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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가 '플라스틱 줄이기 전사'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업체 ‘동구밭’이 만든 고체 샴푸 ‘샴푸바’, 고체 린스 ‘린스바’, 고체 식기세정제 ‘설거지바’, 고체 바디워시 '가꿈비누'가 그 예다. 특히 플라스틱 없이 린스, 식기세정제를 사용할 수 있는 선택지는 거의 없던 실정이라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비누같이 생겼지만 샴푸, 린스, 바디워시로 사용 가능한 '동구밭' 제품 (사진 동구밭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뉴스펭귄

코스메틱브랜드 '동구밭'은 제품을 고체화시켜 플라스틱 줄이기에 앞장서고 있다. 

동구밭 매니저 김진아(29) 씨는 자사 제품 중 특히 '린스바'가 액체 린스와 사용감이 다르지 않아 긍정적 평가를 얻고 있다고 14일 뉴스펭귄에 밝혔다.

고체 화장품과 세정제는 플라스틱이 아예 발생하지 않아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플라스틱을 절감하는데 도움이 된다.

포장도 친환경을 지향한다. 김 씨는 "제로웨이스트와 지속가능한 소비에 앞장서기 위해 제품 배송 시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친환경 완충재를, 제품 포장 시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제품 공장 내부 (사진 동구밭 제공)/뉴스펭귄

호텔 업계는 플라스틱 용기 화장품이 많이 발생하는 산업으로 지목받는다. 호텔은 작은 용기에 담긴 화장품(어메니티)을 숙박객에게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호텔 업계에서 플라스틱 퇴출 운동에 동참한다는 의사를 밝힌 업체가 여럿 있다. 호텔 어메니티 주문이 늘었냐는 질문에 김진아 씨는 “그랜드 워커힐, 비스타 워커힐, 플레이스 제주, 카푸치노 호텔 등에 동구밭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고 답했다.

동구밭은 최근 인기를 끌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와 함께 진행한 네이버빈 펀딩 '비누만들기 키트'가 큰 성공을 거뒀고 지난달 22일에는 비건 제조사 인증을 받기도 했다.

동구밭은 바디 오일바, 고체 세탁세제 등 플라스틱 병에 든 액체류를 바꾸기 위한 여러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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