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염뽀짝 라마, 알고보니 코로나19 막을 '히든카드'

  • 남주원 기자
  • 2020.05.08 11:26
벨기에 연구진이 연구에 사용하고 있는 라마 '윈터'(사진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뉴스펭귄

귀여운 외모로 우리에게 친숙한 낙타과 포유류 '라마'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막을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는 벨기에 겐트대학교 연구진이 국제 과학전문 학술지 셀(Cell)에 지난 5일(현지시간) 게재했다.

연구팀은 '윈터(Winter)'라는 이름을 가진 4살짜리 초콜릿색 라마를 대상으로 코로나 항체를 시험했다. 그 결과 윈터의 항체가 코로나바이러스를 중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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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연구진의 실험 결과 윈터의 항체가 코로나바이러스를 중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사진 'Cell')/뉴스펭귄

셀에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인간은 한 종류의 항체만 생산하는 반면 라마는 두 종류의 항체를 생산한다. 이들 항체 중 하나는 인간 항체와 크기 및 구성 등이 유사하다. 또 다른 하나는 훨씬 작은데, 크기가 인간 항체의 약 25%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 작은 항체가 코로나바이러스를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작은 항체는 인간 항체 크기로는 불가능한 스파이크단백질의 좁은 틈새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바이러스(사진 'Pixabay')/뉴스펭귄

스파이크단백질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뾰족한 돌기부분으로, 세포의 ACE2(폐, 신장 등 세포벽에 존재하는 효소 단백질)와 결합해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입할 수 있다.

벨기에 겐트대학교 분자 바이러스학자이자 연구 저자인 자비에르 살렌스 박사는 "라마 항체는 쉽게 조작할 수 있다"면서 "인간 항체를 포함한 다른 항체와 연결, 융합될 수 있으며 이러한 조작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라마는 다른 동물에 비해 다루기 쉽다"면서 "만약 당신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침을 뱉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침 뱉는 라마(사진 'Gif Finder')/뉴스펭귄
라마 '윈터'(사진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뉴스펭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윈터의 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윈터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이전의 바이러스 연구에도 기여를 했다.

살렌스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라마 항체를 완전히 치료제로 사용하기까지는 아직 많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만약 성공한다면 윈터에게 동상을 세워줘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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