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의 집' 아마존 숲, 거대 농장에 넘어가나

  • 임병선 기자
  • 2020.05.07 15:15
아마존 이미지 (사진 flickr)/뉴스펭귄

브라질 아마존 숲에 살던 원주민 보호구역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를 앞두고 있다.

아마존 숲은 ‘지구의 허파’로 불리며 몇 남지 않은 거대 숲 중 하나다. 브라질 원주민은 아마존 숲 내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최근 원주민과 아마존 숲이 위기에 직면했다. 브라질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르(Jair Messias Bolsonaro)는 2015년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브라질 원주민을 겨냥해 “인디언은 우리 언어도 쓰지 않고, 돈도 없고, 문화도 없다. 그들이 어떻게 우리 국토 13%를 차지하고 있을 수 있는가”라며 적개심을 드러냈다. 인디언은 인도인 혹은 미국 대륙 발견 전부터 살던 미국 원주민을 의미하며, 브라질 원주민에게 쓸 수 없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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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소나르는 지난해 농업 회사가 보호구역 일부를 정부 주도 아래 개발하도록 하는 법안, 일명 MP910 법안을 내놨다. 법안이 통과되면 원주민 보호구역 일부가 개발가능 구역이 된다. 거대 농장이 해당 지역 땅을 사들여 나무를 잘라내거나 농지로 사용할 수도 있다. 이 법안은 19일(현지시간)까지 의회 찬성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농업 회사 측은 기한이 만료되기 전 투표를 열 것을 압박하고 있다.

아마존 이미지 (사진 flickr)/뉴스펭귄

환경단체는 강하게 반발한다. 세계적 환경단체 그린피스 브라질 사무소 마리아나 모타(Mariana Mota)는 “정부가 나무를 잘라내 이득을 얻으려는 사람들에게 숲을 넘기려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원주민은 아마존 숲을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불법 행위를 걱정하고 있다. 또 점점 요구하는 보호구역이 많아질까 우려한다.

농업 회사 측과 정부는 합법적인 규제 아래 숲이 개발되면 파괴도 최소화될 것이라 주장한다. 아마존 숲은 이미 땅 주인이 아닌 이들에 의한 불법 파괴에 시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브라질 원주민 정부 기구 후나이(Funai)는 지난달 22일 이 법안을 소개하면서 원주민 우려에 대해 “만약 누군가 법을 어긴다면,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은 "한 치 오차도 없이 정해진 구역만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원주민에게는 숲은 삶과 죽음의 문제다. 아마존은 원주민이 살아가는 터전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실제로 숲을 지키려다 여러 명의 원주민이 살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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