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방큰돌고래 서식 대정읍 해상에 풍력발전기 설치?... 반대 주민들 제주도의회 앞 집결

  • 임병선 기자
  • 2020.04.29 11:07
28일 대정해상풍력발전 시범지구 지정안 철회를 촉구하는 범도민 집회 현장 (사진 핫핑크돌핀스 인스타그램)/뉴스펭귄

해양보호생물 남방큰돌고래 서식지인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해상풍력단지를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대정해상풍력단지 시범지구 지정 동의안이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세 번째 심사 만에 본회의에 오르게 됐다.

제주 해상풍력단지 건설에 반대하는 환경 단체 핫핑크돌핀스를 비롯한 어민∙주민은 이번 결정을 규탄하는 집회를 29일 오후 1시부터 제주시 연동 제주도의회 앞에서 연다. 29일 2시부터 예정된 ‘대정해상풍력단지 시범지구 동의안’의 본회의 통과를 막기 위해서다.

 
 
 
 
 
 
 
 
 
 
 
 
 

[기자회견문] 코로나19 전지구적 위기 시대에 난개발이 웬말이냐! 비자림로 확장공사,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 대정해상풍력발전사업 전면백지화를 촉구한다! _ 4.15 총선이 끝나기가 무섭게 제주에 난개발 광풍이 불어오고 있다. 원희룡 지사는 5월부터 비자림로 공사를 재개한다고 밝혔으며, 바로 오늘 4월 28일은 제주도의회 임시회에서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과 대정해상풍력발전사업에 대한 심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제주도 개발사업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제주 제2공항 사업, 제주 신항만 사업, 동물테마파크사업, 이호유원지개발사업, 헬스케어타운 등 중요한 개발사업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 총선 이후에 밀린 숙제들을 처리하듯이 진행되는 이 개발사업들은 과연 제주도민을 위한 사업일까?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이전에 중요하게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한 원인이다.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코로나 바이러스. 국내에서도 확진자가 만 명을 넘었고, 사망자가 200명이 넘게 발생했다. 해외에서는 사망자만 무려 20만 명을 넘어섰다. 이 뿐만이 아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글로벌 장기적 경제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미국의 4월 실업률이 급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빈곤율은 대공황시기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 역시 수출부진 등으로 인해 큰 타격을 받고 있으며, 제주도 역시 관광업계를 비롯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해있는 것이 현실이다 . 중요한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한 원인이다. 그리고 그 원인은 기후변화와 개발의 광풍 속에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파괴되고 개체수가 급감하자, 이전에 야생동물을 거처로 하던 바이러스들이 이제 밀집생활을 하는 인간이나 가축을 새로운 숙주로 삼기 시작한 데에 있다. 세계적 영장류학자인 제인 구달 박사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이 인류의 동물 학대와 자연 경시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 이제 우리는 자연이 보내는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 비자림로 공사 재개로 인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로 인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마찬가지로 대상해상풍력발전사업을 통해 우리가 진정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 더 많은 도로가, 더 많은 호텔이, 더 많은 항만이, 더 많은 공항이, 더 많은 전력이 우리에게는 필요하지 않다. 결코 개발사업이 우리에게 경제적 이익을 안겨주지 않는다. 각종 개발사업들은 오히려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키고, 미래에 예상할 수도 없는 바이러스를 불러올 것이다. 보물섬 제주도를 지키는 것만이 우리가 나아가야할 미래요 방향이다. 지금 당장 제주를 망치는 개발사업을 중단하고, 고통에 신음하는 사람과 자연을 살리는 정책을 제주도정과 제주도의회는 고민해야 한다. 더 이상 시대착오적 망발을 멈추어라. 우리의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_ 하나. 비자림로 도로 확장 공사를 원천백지화하고, 훼손된 비자림로 복구 대책을 마련하라. _ 하나.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송악산 일대를 절대보전지역과 문화재로 지정하는 보전작업에 착수하라. _ 하나. 대정해상풍력발전사업을 중단하고, 돌고래 서식처를 보호하라. 아울러 대기업의 배만 불리는 기만적인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중단하라. 2020년 4월 28일 도청앞천막촌사람들과 행동하는 제주 시민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핫핑크돌핀스(@hotpinkdolphins)님의 공유 게시물님,

‘대정해상풍력단지’ 사업은 제주도 대정 앞바다에 해상풍력단지를 건설해 전력을 생산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남부발전, CGO-대정, 두산중공업이 공동출자한 주식회사 대정해상풍력발전이 추진 중인 사업이다.

이 사업은 2011년 처음 추진돼 어민 반발로 인해 중단됐다가 2015년 재개됐다. 그러나 심의가 지연되다 2018년 6월 폐기됐다. 이에 사업주 측은 2018년 10월 지구지정 위치를 기존 5개에서 1개 마을로 규모를 줄였고, 발전가능 용량도 200㎿에서 100㎿로 줄여 다시 심사를 요청했다.

이 사업안은 허가를 위한 여러 절차 중 제주도 풍력발전심의위원회 심의는 통과한 상태다. 그러나 제주도의회 측이 해당 사업이 지정한 위치를 풍력단지 사업 장소로 지정하지 않으면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

이에 사업주는 사업 내용을 바탕으로 3월 ‘대정해상풍력단지 시범지구 지정 동의안’을 제출해 심사를 받았으나 주민들이 크게 반대하는 점에 대한 해결책이 없다고 지적 받아 부결됐다. 일각에서는 총선 전 주민 표심을 의식해 동의안을 부결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제주도의회 측은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심사를 다시 진행한다고 밝혔고 다시 주민 반발에 부딪혔다.

핫핑크돌핀스와 주민 단체, 어민 단체 일동은 지난 24일 집회를 열고 심사가 재개된 것에 대해 “지정안을 반려하라”는 구호로 시위를 진행했다. 이 집회에서 제주비건 김란영 대표는 “재생에너지는 생명권,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고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정해상풍력발전 측은 24일 보도자료로 “남방큰돌고래나 자연과의 공존 방안과 기타 환경 영향 저감 방안을 마련해 친환경사업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문기관에 연구용역을 맡기겠다고 했으며 건설시 발생하는 소음은 저소음이라고 주장했다.

핫핑크돌핀스는 이 보도자료에 대해 27일 발표한 논평으로 “사업자 측은 공사를 진행하면서 돌고래가 입을 피해를 연구하자고 하는데, 공사 시작 후에 돌고래에 피해가 간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며 비판했다. 사업주 측이 밝힌 저소음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한국에 자세한 규정조차 없고, 건설시 발생하는 소리는 돌고래에게 치명적인 주파수 영역에 있는 것이 기존 연구를 통해 분명히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이 사업 자체를 폐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는 임시회를 강행했고 ‘대정해상풍력단지 시범지구 지정 동의안’을 심사했다. 그리고 주민이 사업을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조건을 달아 지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임시회에서 통과한 안건은 29일 열릴 전체회에서 도의원 의결을 받게 된다.

28일 심사 과정에서 해당 사업 허가를 담당하는 김승범 제주도 저탄소정책과장은 “지구지정 동의안은 초기단계 절차”라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허가를 주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상풍력단지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 입장은 다양하다.

해녀를 포함한 어민의 경우 해상풍력단지 건설 예정지인 대정읍 앞바다가 황금어장이기 때문에 해당 지역 해역이 변하면 생계에 문제가 생긴다는 입장이다. 양어장 운영자는 건설로 인해 해당 지역 환경이 변하면 기르고 있는 물고기 아가미에 불순물이 끼는 등 어업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 반대한다.

핫핑크돌핀스는 지난 22일 성명서로 지정안 검토 재개에 대해 “대정 해역이 해양보호생물 남방큰돌고래의 주요 서식처임은 국립 고래연구센터,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 등 고래 연구자들이 모두 동의하는 내용”이라며 “대정해상풍력 시범지구 지정안을 통과시킨다면 이는 도의회가 멸종위기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처 파괴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방큰돌고래는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해양보호생물이다.

대정서초등학교 학부모회와 운영위원회는 지정안이 임시회를 통과하기 전 대정서초등학교 1km 남짓 거리에 해상풍력단지가 건설되는데도 지역사회와 충분한 사전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반대하고 있다. 일부 주민은 풍력발전기에서 발생하는 소음 등을 우려해 반대하기도 한다.

한반도의 극한호우는 지구가열화가 원인이라고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이 최근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먼 나라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전개되는 급박하고 구체적인 위험입니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위기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다른 많은 언론매체들과 달리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나 주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자본,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

뉴스펭귄이 지속적으로 차별화 된 기후뉴스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후위험을 막는데 힘쓰도록 압박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입니다만, 뉴스펭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기꺼이 후원할 수 있는 분들께 정중하게 요청드립니다. 아무리 작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지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가능하다면 매월 뉴스펭귄을 후원해주세요. 단 한 차례 후원이라도 환영합니다. 후원신청에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으며 기후위험 막기에 전념하는 독립 저널리즘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