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몸 색 바꾸는 문어..."잠꼬대다"

  • 임병선 기자
  • 2020.05.05 08:00
꿈꾸는 문어 (사진 'Nature on PBS'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꿈에서 포식자를 피하거나 사냥하다 잠꼬대하는 문어 모습이 포착됐다.

개, 고양이가 꿈을 꾸다 잠꼬대를 한다는 사실은 동물과 함께 지내는 사람들 사이에서 당연한 일처럼 여겨진다. 반려견 전문가 강형욱 씨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개가 (꿈을 꾸다가) 몸이 반응하는 경우가 있다. 무언가 먹는 듯 쩝쩝대거나 달리는 시늉을 하기도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잠자는 고양이 (사진 flickr)/뉴스펭귄

잠꼬대하는 문어는 상상하기 힘들다. 하지만 문어가 몸 색이나 형태를 바꾸는 잠꼬대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모습을 촬영한 해양생물학자 데이비드 스킬(David Scheel)은 "문어가 꿈을 꾸고 있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그는 영상 내래이션을 맡았고 해당 장면은 미국 방송 PBS에 방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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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 유리벽에 붙어 있는 문어는 움직임이 없다. 잠든 모습이다. 하지만 조금 지나자 회색 점박이 무늬였던 몸이 흰 색으로 변한다. 눈을 감았다 뜰 새도 없이 또 다시 돌 무늬로 바뀌더니 노란색으로 변한다. 돌처럼 울퉁불퉁한 모습으로 머리 모양을 변형하기도 한다.

문어는 사냥을 할 때 들키지 않거나 포식자를 피하기 위해 몸 색과 모양을 변형한다. 하지만 영상 속 문어는 잠든 상태고 포식자와 먹이도 없다. 스킬은 영상에서 "사냥하는 꿈이나 포식자를 만난 악몽을 꾸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는 “몸이 검게 변하는 건 바닥에 있다 떠오를 때 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아주 짧은 시간에 행동을 여러 번 바꾸는데 여러 동물이 꿈을 꿀 때 이런 모습을 보인다”고도 했다.

스킬은 미국 언론 보어드판다(Bored Panda)와의 인터뷰에서 자세한 설명을 남겼다. 

그는 문어가 꿈을 꾸는 것이 맞냐는 질문에 “다른 연구를 참고해 결론 내린 결과, 신경 체계를 가진 동물이라면 모두 꿈을 꾼다”고 말했다. 물론 문어도 신경 체계를 갖고 있다.

문어 이미지 (사진 flickr)/뉴스펭귄

스킬은 문어의 잠이라는 개념도 확실히 했다. 만약 영상 속 문어가 잠을 자는 상태가 아니라면 빠르게 색을 바꾸는 해당 행위는 꿈에 대한 반응이 아닌 일반적인 반응이기 때문이다.

그는 여러 연구 자료를 근거로 문어도 잠을 잔다는 결론을 내렸다. 과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생명체가 대기 상태에서 반응 속도가 느려지면 수면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문어의 잠꼬대는 뒷받침할 근거들이 몇 있지만 아직 완벽히 밝혀진 사실은 아니다. 설명에 따르면 두족류(문어와 같이 몸통이 머리 위에 붙은 동물)의 수면과 꿈에 대한 연구가 몇 년간 이뤄졌지만 증명을 위한 근거가 좀 더 필요하다.

SBS 'K팝스타'에 출연해 유명세를 탄 싱어송라이터 안예은 씨는 문어가 꿈을 꾸며 색을 바꾸는 현상을 보고 작사를 했다. 문어를 빗대어 '높은 산에 올라가면 나는 초록색 문어, 장미 꽃밭 숨어들면 나는 빨간색 문어'라는 가사로 꿈을 꾸는 모습을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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