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 소는 왜 마스크를 쓰게 됐나

  • 임병선 기자
  • 2020.04.23 09:44
마스크를 쓴 소 (사진 ZELP 페이스북 캡처)/뉴스펭귄

지속 가능한 축산업을 위해 소가 마스크를 써야 할까.

축산 농가에 있는 소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도 마스크를 쓰는구나 싶겠지만, 감염방지 대책은 아니다. 한 미국 축산업 스타트업이 만든 메탄(온실가스 기체 중 하나) 흡수 장치다. 미국 언론 블룸버그(Bloomberg)가 지난 21일(현지시간) 이 장치를 개발한 회사 측을 취재, 보도했다.

소 위에서 발생하는 메탄은 소가 방귀를 뀌며 배출된다고 여겨진다. 소위 ‘소 방귀가 온난화를 유발한다’는 속설이다. 소를 비롯한 여러 가축을 기르며 발생하는 메탄이 미국 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반 정도를 차지한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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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관계는 조금 다르다. 메탄이 반추동물(되새김질을 하는 동물)인 소 위에서 발생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소 방귀에서 나오는 양은 매우 적고 메탄의 95%는 코로 배출된다.

소 콧등에 얹힌 이 마스크에는 공기 팬이 장착돼 있어 소가 내쉰 숨을 흡입한다. 내부에는 메탄을 이산화탄소로 바꾸는 필터가 장착돼 있다. 전원은 태양광으로 공급된다.

상세한 사진 (사진 ZELP 페이스북 캡처)/뉴스펭귄

메탄, 이산화탄소 모두 온실가스다. 하지만 제품 개발자는 메탄이 이산화탄소에 비해 훨씬 큰 열에너지를 담을 수 있다는 점을 계산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계산하면 이 기계를 통해 총 온실가스 배출을 1/3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직은 프로토타입이며 개발자는 내년까지 상용화할 계획을 세웠다.

육류 소비를 위해 길러지는 소가 짧은 삶 동안 콧등 위에 기계를 달고 살아야 하는지는 논란이 크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1인당 육류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로 과도한 육류 소비를 하는 나라라고 지목받는다.

소 이미지 (사진 flickr)/뉴스펭귄

이 스타트업 창립자인 프랜시스코 노리스(Francisco Norris)도 이를 의식하고 있다. 회사 측은 소에게 마스크를 장착해 소가 먹이를 먹을 때, 농장 소끼리 얼굴을 비비는 친밀 행위를 할 때 등 불편함이 없는지 확인 중이다.

노리스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어떤 소비자는 비건(엄격한 채식주의)을 선택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육류 소비를 줄이려고 할 수도 있다. 우리는 육류나 유제품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줄여 소비자 선택권을 늘리려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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