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내꺼하자"...수컷 여우원숭이가 '매력폭발' 시키는 방법

  • 남주원 기자
  • 2020.04.18 08:00
이하 여우원숭이(사진 'Pixabay')/뉴스펭귄

"널 내 여자로 만들고야 말겠어"

수컷 여우원숭이는 상대를 유혹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할까?

수컷 여우원숭이가 암컷을 유혹하는 흥미로운 방식에 대한 연구가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16일(현지시간)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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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에 따르면 수컷 여우원숭이는 손목 땀샘에서 맑은 액체 형태의 과일·꽃향기를 방출해 매력을 폭발시킨다. 마치 사람도 마음에 드는 이성이 있으면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향수를 뿌리 듯 말이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도쿄대학교 응용생물화학과 교수 시라스 미카(Mika Shirasu)가 이끈 공동연구팀은 수컷 여우원숭이가 손목의 땀샘에서 과일과 꽃향기를 내는 화학물질을 분비해 암컷을 유혹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수컷 여우원숭이가 손목의 땀샘을 이용해 무리 내 서열이나 영토 등을 표시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하지만 치명적인 성적 유혹을 위해 땀샘을 사용한다는 연구 결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번식기에 있는 수컷 여우원숭이 4마리와 암컷 3마리를 관찰했다. 그 결과 수컷 여우원숭이들은 솜털같은 꼬리를 이용해 손목 땀샘을 문지른 뒤 암컷을 향해 흔들며 냄새를 풍기는 행동을 보였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이에 연구팀은 7년 동안 수컷 원숭이들의 땀샘에서 분비되는 액체를 채취, 분석해 3가지 종류의 화학물질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달콤한 향기의 원인은 도데카날(dodecanal), 12-메틸트라이데카날(12-methyltridecanal), 테트라데카날(tetradecanal)이라는 페로몬으로 밝혀졌다.

이 세 종류의 페로몬은 번식기에 있는 수컷 여우원숭이가 짝을 찾을 때 훨씬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번식기가 되면 수컷은 평소보다 2배 이상 많이 해당 물질들을 분비했다. 

번식기의 암컷은 수컷이 내뿜는 향기에 더 쉽게 끌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들은 수컷 곁에 평소보다 더 오랜 시간을 머물렀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사진 'Pixabay')/뉴스펭귄

또 연구팀에 따르면 젊은 수컷이 나이든 수컷보다 향기를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수컷 원숭이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점차 감소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면패드에 각각의 화학물질을 묻혀 암컷 여우원숭이들에게 내보인 뒤 반응을 지켜봤다. 그 결과 암컷은 3가지 성분이 모두 결합된 경우에만 관심을 보였다. 

한편 향기에 대한 호기심이 반드시 짝짓기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연구팀은 "마치 부모가 아기의 머리 냄새를 맡는 것처럼 서로의 감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냄새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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