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재정난 시달리던 동물원의 끔찍한 계획

  • 임병선 기자
  • 2020.04.16 10:22
먹이를 먹는 사자 이미지 (사진 flickr)/뉴스펭귄

독일 한 동물원이 '전시된' 동물을 도살해 먹이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언론 디벨트(Die Welt)는 13일(이하 현지시간) 독일 북부에 위치한 노이뮌스터 동물원(Tierpark Neumünster)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재정난에 대응하겠다며 긴급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동물원 관계자 베레나 카스프리(Verena Kaspari)는 “먼저 도살해야 할 동물 리스트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물개와 펭귄이 많은 양의 생선을 먹이로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황이 지속된다면 동물들을 굶기기보다 도살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식자들에게 먹이로 줘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영국 언론 BBC가 인용해 14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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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동물원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문을 닫았지만 동물 삶을 보전하기 위한 비용(먹이 구매비용, 온도 조절을 위한 냉난방비)은 계속 지불해야 한다. 전 세계 동물원 대부분이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노이뮌스터 동물원이 극단적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독일 동물원 협회(VdZ)는 13일 이런 계획이 보고된 바 없다고 말했다. 협회는 정부에 1억 유로(약 1300억 원) 긴급자금을 신청한 상태다.

동물원에 사는 동물이 코로나19 사태로 벌어지는 잔혹사를 겪는 일은 한국에도 있다.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대구동물원에서 수달을 비롯한 13종 동물이 폐사한 사실이 드러났다. 사자는 평소 먹던 먹이 생닭 15마리가 5마리로 줄어 말라가고 있다.

대구동물원 대표 김준 씨는 “임대료나 이런 건 동일하게 나갈거고 줄일 수 있는 것이 (인건비, 먹이 비용) 밖에 없기 때문에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동물들한테 (가고 있다)”라고 14일(한국시간) TV조선에 말했다.

한편 국내외 동물권 단체는 지속적으로 “동물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동물원은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때마다 동물원 찬성 측은 “종보전을 위해 동물원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관람객 입장료에 의존하는 동물원이 안정적인 재원 없이 종보전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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