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5200만년 전 지구 '대절멸'이 온난화 때문?

  • 권오경 기자
  • 2019.01.22 16:09

해양생물 96%·지상 생물 70% 이상이 온실가스로 멸종
"지구온난화로 인간도 '대절멸' 위기 처할 가능성 충분"

2억 5200만년 전 해양생물의 96%, 지상 생물의 70% 이상이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2억 5200만년 전에도 지구온난화로 인해 ‘대절멸’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6500만년 전 있었던 공룡 멸종보다 심각한 대절멸이 지구온난화에 기인했다는 연구결과가 과학전문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고 보도했다.

논문에 따르면 대절멸 당시 해양생물의 96%, 지상 생물의 70% 이상이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6500만년 전 공룡 멸종까지 포함해 지구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 동안 가장 다양한 종류의 생물이 소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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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고해양학 기록을 바탕으로 생물의 대사활동, 해양과 기후의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분석 모델을 만들었고 이 모델을 2억 5200만년 전 지구와 비슷한 환경으로 분석했을 때 대절멸의 데이터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2억 5200만년 전 거대한 온실가스 배출이 있었으며 그 결과 지구의 평균 온도가 최대 10도까지 상승했고, 약 80%의 산소가 해양에서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 대절멸은 지구상 나무, 곤충, 식물, 도마뱀을 포함해 미생물까지도 멸종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과학자들은 “당시 지구에서 왜 거대한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단계는 아직 아니지만, 그 원인이 화산 폭발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대절멸이 지구와 혜성의 충돌로 발생했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해양생물의 대량 멸종이 지구온난화로 발생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특히 극지방에 사는 해양동물의 경우 해수내 산소 수치가 조금만 떨어져도 생존에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논문의 공동저자 커티스 도이치 워싱턴대 교수는 미국 잡지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로 해양생물이 산소부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지구 온도 상승과 산소 고갈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한 조나단 페인은 “당시 지구는 끔찍한 시간을 겪었다”면서 “기후와 해양의 화학변화가 빠르게 일어날수록 인류의 생존도 보장할 수 없다. 대절멸을 극복하는데까지 수백만년이 걸렸다. 인간의 시간을 적용하면 이는 영겁의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정상 온도보다 높은 온도는 붉은색으로 표시되고 정상 온도보다 낮은 온도는 파란색으로 표시된다 (사진 NASA)/뉴스펭귄

지난 수세기 동안 인류는 석탄, 오일, 가스 등 화석연료를 연소해 온실가스를 배출했고, 지구 온도는 1도 상승했다. 이로 인해 지구촌 곳곳에서는 폭염과 홍수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21세기 말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급진적으로 줄이지 않는다면 지구 온도가 3~4도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이치는 “모두가 알고 있듯 우리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21세기 말쯤 지구 온도는 최대 4도 오를 것이고 이는 누구도 가볍게 받아들일 수 없는 수치”라면서 “지구 온도가 10도 상승하면 해양 내 산소는 80% 감소한다. 특히 해저는 산소가 아예 없는 상태가 된다”고 지적했다.

21세기 말 지구 온도가 최대 4도 오른다면 해양 내 산소가 3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생물의 대량 멸종을 또다시 야기할 수 있다는 경고다.

논문에 따르면 실제 지구의 많은 종은 서식지 파괴, 밀렵, 오염, 기후변화 등으로 또 다시 절멸을 겪을 위기에 처했다. 여기엔 인간도 포함된다.

도이치는 “해양 생물이 대량으로 멸종하는 일을 막기 위한 유일한 길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매리 워싱턴대 고(古)기후 과학자인 파멜라 그로더는 "연구팀은 따뜻한 온도와 낮은 해양 산소 수치가 화석 기록에서 볼 수 있는 멸종의 원인을 설명한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찾아냈다"면서 "과거는 미래의 열쇠를 쥐고 있다. 현재 이산화탄소 방출량이 논란이 되고 있으며, 해양온도의 상승, 낮은 산소 수치 등이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우리가 이 흐름을 유지한다면 2억 5200년전 바다에서 있었던 대멸절을 우리도 겪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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