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엄한 데 심으면 되려 지구에 치명타"
"나무, 엄한 데 심으면 되려 지구에 치명타"
  • 남주원 기자
  • 승인 2020.04.09 15: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명(사진 'Flickr')/뉴스펭귄
이하 이탄습지(사진 'Flickr')/뉴스펭귄

제대로 계획되지 않은 대규모 나무심기는 오히려 환경을 해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지난 7일(현지시간) 영국 방송 BBC에 보도됐다.

자연자본위원회(이하 NCC, Natural Capital Committee)가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이탄습지에 심어진 나무는 되려 온실가스 배출량을 증가시켜 자연환경에 치명적일 수 있다.

이탄(泥炭, peat)은 이끼나 벼 따위 식물이 습한 땅에 퇴적돼 분해된 것으로, 땅속에 묻힌 시간이 오래되지 않아 완전히 탄화하지 못한 퇴적물을 말한다.

토탄(土炭)이라고도 부르며 석탄의 일종으로 석탄화가 가장 낮다. 이탄은 전체 성분의 90%가 물로 이뤄져 있어 진흙과 비슷하게 보인다.

이러한 이탄이 쌓여 만들어진 습지를 이탄습지(peatland)라고 부른다. 

설명(사진 'Flickr')/뉴스펭귄
(사진 'Flickr')/뉴스펭귄

이탄은 막대한 양의 탄소를 함유해 기후변화의 원인인 '이산화탄소 저장고' 역할을 한다. 이탄습지는 지구 전체 표면적의 약 3%밖에 되지 않지만, 여기에는 전세계 탄소량의 3분의1이 축적돼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탄습지는 보통 고위도 지방의 춥고 습한 지역에 있어 이곳에 서식하는 식물의 광합성은 활발하지 않다. 따라서 유기물 분해 속도가 매우 낮아, 이산화탄소는 배출되지 않고 땅속에 천천히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이탄습지에 대규모로 나무가 심어진다면 나무들이 이탄 수분을 고갈시켜 메마르게 해, 결국 나무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방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NCC회원이자 영국 엑서터대학교(University of Exeter) 교수인 이안 베이트먼(Ian Bateman)은 '적절한 장소의 적절한 나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탄소 배출을 막기 위해 나무 1100만 그루를 심으려는 정부 계획은 널리 홍보됐다"며 "하지만 토양에 있는 탄소를 보존하는 것은 그 이상 중요하다"고 경고했다.

(사진 'Flickr')/뉴스펭귄
(사진 'Flickr')/뉴스펭귄

보고서에 의하면 영국통계청(ONS)은 2007년 기준 영국 토양에 약 4억9900만t 탄소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화석연료 탄소를 제외한 전체 생물학적 탄소의 94.2%에 해당된다.

통계청은 침식, 집약영농 및 개발로 인한 토양퇴화로 잉글랜드와 웨일즈에서만 연간 9~14억 파운드(약 1조3575억 원~2조1116억 원) 가량 손실이 발생한다고 알렸다.

영국 옥스포드대학교(Oxford University) 교수이자 NCC회원인 캐시 윌리스(Kathy Willis)는 "사람들은 나무 보는 것을 좋아하며 그로부터 긍정적인 감정, 냄새 및 소리를 얻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제로 그 모든 것을 뒷받침하는 토양은 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멸종위기종 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