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 웅덩이 예쁘다고?...금 캔다고 파괴된 아마존 숲

  • 임병선 기자
  • 2020.04.03 16:59
금 채굴로 황폐화된 페루 라빰빠 지역 (사진 위키피디아)/뉴스펭귄

페루에서 벌어진 금 불법 채굴로 지형 자체가 변했다. 숲이 사라지고 남겨진 웅덩이는 수은으로 오염됐다.

아마존 삼림 연구단체 신시아(CINCIA) 연구진은 5년간 페루 남동쪽에 위치한 마드레드디오스(Madre de Dios) 지역에서 불법 금 채광에 의한 아마존 열대우림 지형 변화를 관찰해왔다. 이번에 주목한 지역은 라빰빠(La Pampa)라고 불리는 곳이다. 연구진은 지난 2월 그동안 관측한 결과를 발표했다. 환경 전문매체 몽가베이(Mongabay)가 지난달 12일(현지시간) 이 발표를 인용, 보도했다.

금 채굴장에서는 금광석을 찾기 위해 토양에 물을 뿌린다. 특히 불법 업장은 금을 분리하기 위해 금광석에 수은을 뿌린다. 분리된 금에서 수은이 포함된 물을 짠 다음 정화하는 과정 없이 근처에 흘려보내기 때문에 수은에 오염된 물 웅덩이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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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빰빠가 포함된 마드레드디오스 지역은 금 채광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숲이 파괴되고 수은을 비롯한 여러 화학 물질에 오염돼왔다. 연구진은 라빰빠 지역 실태 확인을 위해 위성과 드론으로 해당 지역을 촬영한 2016년과 2019년 지형 사진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는 금 채굴로 인해 한 때 숲이었던 지형에 생긴 막대한 변화를 보여줬다. 나무로 덮여 있던 숲이 많이 사라지고 화학물질이 포함돼 색색깔로 변한 물웅덩이가 남았다. 연구팀은 단파적외선 촬영으로 웅덩이가 평균 3~4m 깊이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마드레드디오스 지역에서 벌어진 불법 금 채광으로 생겨난 여러 색 웅덩이들 위성사진. 기사에 언급한 연구와 별도 (사진 flickr)/뉴스펭귄

연구진 중 한 명 루이스 페르난데즈(Luis Fernández)는 관측 결과에 대해 “5377헥타르 숲이 물웅덩이로 변했다. 아마 몇 세대 간은 이 지역에서 열대우림을 다시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이 추산한 물웅덩이 지대는 라빰빠 지역 1/3에 달한다.

웅덩이가 넓게 펼쳐졌고 깊은 데다 수은으로 오염돼 숲 복원을 곧바로 진행할 수도 없다. 페르난데즈는 “숲을 복원하려면 나무를 심어야 할 텐데 토지와 웅덩이가 수은을 포함하는 것을 확인했다. 어떤 복원사업도 진행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설명에 따르면 수은으로 오염된 땅에 나무를 심게 되면 열매에도 수은이 포함된다. 그는 “숲을 돌려놓기 위해서는 이 지역 토양을 정화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숲이 사라져 정화작용이 멈춘 것도 문제지만 연구진은 오염된 웅덩이를 찾은 야생생물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지형이 변하자 이 지역에서 보통 찾아볼 수 없던 생물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브라질오리, 댕기물떼새, 남방카라카라, 가시올빼미가 물웅덩이 속 물고기를 사냥하기 위해 찾아온 것이 관찰됐다. 웅덩이 속 물고기는 이미 수은을 축적한 상태여서 연구진은 걱정이 크다.

수은을 비롯한 각종 독성 물질이 야생동물에 미칠 영향조차 정확히 측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페르난데즈는 “수은이 먹이사슬 전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연구진은 이 지역에서 야생동물에게 위협적일 수 있는 플라스틱 폐기물도 많이 발견했다. 해당 지역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음식, 음료를 먹고 버린 포장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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