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렵방지 위해 산채로 뿔 자르기도...코뿔소 보호 결실

  • 임병선 기자
  • 2020.03.20 16:30
밀렵 경비대는 밀렵꾼에게 표적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살아남은 코뿔소 뿔을 자르기도 한다 (사진 WWF)/뉴스펭귄

적극적인 보호에 힘입어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코뿔소 수가 안정되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아이보리 게임 : 상아 전쟁’은 아프리카에서 이뤄지는 코뿔소, 코끼리 밀렵을 막는 사람들을 다룬다. 뿔을 노리고 코뿔소에 접근하는 밀렵꾼으로부터 코뿔소 생명을 지키기 위해 밀렵 경비대는 미리 코뿔소 뿔을 자르기도 한다.

19일(이하 현지시간) 세계 최대 규모 환경단체 세계자연보전연맹(이해 IUCN)은 2020년을 맞아 레드 리스트(멸종위기종 분류 시스템)를 업데이트했다고 발표했다. 여전히 많은 종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지만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코뿔소 개체수가 안정되고 있다는 희망찬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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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UCN은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2018년 집계한 검은코뿔소 개체수가 2012년에 비해 2.5% 늘었다고 밝혔다. IUCN 소속 활동가 그레텔 아길라(Grethel Aguilar) 박사는 “(코뿔소는) 아직 멸종위기지만 조금씩 개체수가 회복되고 있다. 국가적, 국제적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검은코뿔소 중 하나인 남서부검은코뿔소는 이전에는 취약종으로 분류됐지만 지난 번 평가에 비해 개체수가 안정돼 준위협종으로 변경됐다. 하지만 다른 아종 남동부검은코뿔소, 동부검은코뿔소는 1970년과 1990년대 중반에 심각한 개체수 감소를 겪었고 야생에서 절멸 직전 단계인 위급종으로 분류됐다. 이번 갱신에서도 분류는 위급종에서 변하지 않았지만 개체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남서부검은코뿔소. IUCN 레드 리스트에는 준위협종으로 분류됐다. (사진 IUCN 제공)/뉴스펭귄

준위협종으로 분류된 흰코뿔소는 수가 줄었다. IUCN 집계에 따르면 남부흰코뿔소는 2012년 2만1300마리에서 1만8000마리로 줄었다. 감소한 수치가 이전 집계구간인 2007~2012년 늘었던 개체수와 비슷해서 총 개체수는 다시 10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

원인은 역시 밀렵이었다. 흰코뿔소는 검은코뿔소보다 큰 뿔을 가진 데다가 뚫려 있는 곳에 자리를 잡는 특성이 있어 밀렵꾼에게 사냥대상이 되기 쉽다. 코뿔소 뿔은 국제거래 금지 품목이고 거의 모든 국가에서 불법이지만 중국, 홍콩 등지에서 불법적으로 대규모 거래된다.

코뿔소 뿔과 상아는 불법적으로 거래된다 (사진 WWF)/뉴스펭귄

밀렵꾼들이 눈을 치켜뜨고 코뿔소를 사냥하려 들지만 밀렵으로부터 코뿔소를 보호하려는 힘도 세다. 주정부가 조직한 밀렵 경비대, 국제밀렵방지기금(International Anti-Poaching Foundation) 등 각계에서 밀렵을 퇴치하기 위해 활동중이다. 

아프리카에 너른 땅을 가진 지주들이 자기 토지 내 야생동물을 보호하기도 한다. 이 경우 코뿔소 관광, 사냥 상품(돈을 받고 코뿔소를 사냥할 자격을 주는 관광상품)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지만 덕분에 많은 수의 코뿔소가 밀렵꾼으로부터 살아남았다.

2015년,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코뿔소 총 1349마리가 밀렵에 희생됐는데 이는 하루에 3.7마리 수준이다. 이 수치는 많이 줄어 2018년 892마리로 하루에 2.4마리를 기록했다.

비록 수많은 코뿔소가 밀렵꾼에 의해 희생됐지만 지키려는 사람들도 있다.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나서면 이 비극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IUCN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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