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석유기업 편법 폐기물 처리...개발도상국 착취 우려

  • 임병선 기자
  • 2020.03.19 17:26
선박 해체가 이뤄지고 있는 방글라데시(Bangladesh) 시타푸르(Sitapur) 지역의 작업장 (사진 flickr)/뉴스펭귄

미국 석유회사가 수명이 다한 석유 굴착장치를 처리하며 개발도상국에 편법으로 넘긴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 휴스턴(Houston)에 본사를 둔 석유기업 다이아몬드 오프쇼어(Diamond Offshore)는 미국과 영국 바다에서 석유를 시추한다.

이 업체는 2017년 두바이에 본사를 둔 폐선박 구매업체 GMS리더십(GMS Leadership)에 가동이 중단된 석유 굴착장치 다섯 개를 팔았다. 석유 굴착장치는 각각 독성 폐기물 수 톤을 포함할 것이라고 BBC는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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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현지시간) 영국 언론 BBC 방송 디스클로저(Disclosure)를 통해 GMS리더십이 다이아몬드 오프쇼어로부터 구매한 석유 굴착장치 두 개를 인도 알랑(Alang) 지역에 위치한 선박해체 업체에 판매한 것이 밝혀졌다.

영국 스코틀랜드 크로마티 퍼스에 있는 석유 굴착 장치 (사진 flickr)/뉴스펭귄

알랑 지역은 전 세계 폐선박을 해체하는 산업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 산업으로 인해 지난 10년 동안 137명이 사망했고 환경에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 영국법과 국제법 상으로는 선진국에서 발생한 독성 폐기물을 개발도상국으로 옮기는 행위가 금지돼 있다.

BBC는 석유회사들이 규제를 피해 GMS리더십 같은 중간업자에게 가동이 중단된 석유 굴착장치를 팔아넘긴다고 전했다. 중간업자는 장치나 선박해체 때 규제가 약한 인도나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 지역에 구매한 장치를 팔아넘겨 이득을 얻는다.

해체하는 업체는 선박으로부터 꺼낸 고물을 재활용해 이득을 볼 수 있어 세 업체 모두 이익을 보는 구조다. 하지만 규제가 환경보호를 위해 생긴 만큼, 그 규제가 약한 지역에서는 장치를 해체하며 환경에 악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높다.

BBC가 드론을 띄워 찍은 장치 철거 현장이 그 가능성을 사실로 입증했다. 영상에는 노동자들이 해체하고 남은 잔해들을 바다에 흘려보내는 장면이 담겨있다. 노동자들은 심한 연기가 나는 현장에서 제대로 된 장비를 쓰지 않고 작업 중이다.

미국에서 가동됐던 두 개의 석유 굴착장치는 이미 팔렸지만 나머지 세 개는 아직 스코틀랜드 크로마티 퍼스(Cromarty Firth) 지역에 남아있다. 이 지역 환경을 관할하는 정부기관 스코틀랜드 환경보호국(Scottish Environment Protection Agency)이 감시 중이다.

석유기업 다이아몬드 오프쇼어는 BBC와 인터뷰를 통해 “법적 절차에 따랐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중간업자 GMS리더십 역시 BBC에 “우리는 사회적 책임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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