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이 사는 행성?'...철(iron) 비 내리는 외계행성 발견

  • 남주원 기자
  • 2020.03.12 14:01
WASP-76b의 밤에서 낮을 향한 풍경을 나타낸 이미지(사진 'ESO/M. Kornmesser')/뉴스펭귄

'철(iron) 비'가 내리는 매력적인 외계행성이 발견됐다.

스위스 제네바대학교의 데이비드 에렌라이히(David Ehrenreich)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11일(현지시간) 네이처(Nature)에  지구로부터 약 640광년 떨어진 행성 'WASP-76b'에서 철로 된 비가 내린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유럽남방천문대(이하 ESO)의 초거대망원경으로 'WASP-76b'를 관측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이 행성의 '낮과 밤'이 지닌 두 얼굴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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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SP-76b는 달이 지구를 공전하는 방식처럼 항상 한쪽 면만 별(항성)을 향해 공전하는 행성이다. 별에 노출돼 온도가 높은 한쪽은 '낮'으로, 그렇지 못해 어두운 면을 '밤'으로 부른다. 
 
WASP-76b의 낮은 별로부터 많은 양의 복사를 받아 온도가 섭씨 2400도를 넘었다. 분자가 원자로 분리될 만큼 뜨거워, 철과 같은 금속은 증기로 변해 대기로 증발했다.

반면 밤에는 섭씨 1500도까지 내려갔다. 낮과 밤의 극심한 온도차는 거센 바람을 만들었고, 바람은 낮에 생선된 철 증기를 밤으로 이동시켰다. 주변 온도가 차가워지자 철 증기는 방울로 응축됐고 '철 비'가 돼 내렸다.

연구팀은 '에스프레소(ESPRESSO)' 장비를 사용해 행성이 낮에서 밤으로 변할 때는 철 성분이 강한 증기 신호를 감지했지만 반대로 밤에서 낮으로 바뀔 때는 이런 신호를 포착하지 못했다고 알렸다. 이를 통해 WASP-76b의 밤에만 철 비가 내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남방천문대의 초거대망원경(사진 'ESO/S.Guisard')/뉴스펭귄

여기서 에스프레소는 우리가 흔히 아는 커피 종류가 아니라 '암석형 외계행성 에셸 분광기(Echelle SPectrograph for Rocky Exoplanet and Stable Spectroscopic Observation)'의 약자다. ESO의 초거대망원경에 장착된 특수 분광학 장치다. 

과학자들은 초거대망원경의 수집력과 에스프레소의 안정성으로 향후 외계행성을 찾고 연구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에렌라이히 교수는 "우리가 극단적인 외계행성의 기후를 추적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반도의 극한호우는 지구가열화가 원인이라고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이 최근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먼 나라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전개되는 급박하고 구체적인 위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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