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죽이지 않고 얻는 가죽..."이게 진짜 '베지터블' 아닌가요"
동물을 죽이지 않고 얻는 가죽..."이게 진짜 '베지터블' 아닌가요"
  • 임병선 기자
  • 승인 2020.03.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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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지터블 가죽 이미지 (사진 레더노리 홈페이지 캡처)/뉴스펭귄
베지터블 가죽 이미지 (사진 레더노리 홈페이지 캡처)/뉴스펭귄

잘 알려진 베지터블 가죽은 진짜 ‘베지터블’일까? 진짜 식물로 만든 가죽이 있다.

가죽지갑과 같은 소품을 선택할 때 베지터블 가죽이라는 문구가 붙은 것을 볼 수 있다. 누군가는 식물로 만든 가죽이라고 착각할 만한 이름이다.

베지터블 가죽은 소가죽을 식물에서 추출한 ‘탄닌’으로 무두질한 것을 의미한다. 이름과는 다르게 식물로 만든 가죽은 아니다.

비건(엄격한 채식주의자)은 먹는 것 말고도 삶 전반에서 동물 사체를 이용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동물 사체를 이용하지 않은 비건 가죽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속된 말로 ‘레자’라고 부르는 화학 소재 가죽도 포함된다.

지속 가능한 산업에 대한 요구와 동물권 보장에 관심이 모이자 비건 가죽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 이에 맞춰 여러 비건 가죽이 등장했다. 앞으로 소개할 비건 가죽들은 실로 ‘베지터블 가죽’에 가까운 셈이다. 아래 등장할 가죽들은 석유 부산물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생분해(자연적으로 분해)가 가능하다. 

소개된 모든 가죽은 동물권 단체 PETA로부터 비건 제품 인증을 받았다. 소개한 가죽 이외에도 바나나 껍질, 포도, 사과 등 다양한 식물 섬유질을 기반으로 한 제품이 나와 있다.

1. 파인애플 가죽

피냐텍스(Pinatex)는 파인애플 줄기 섬유질로 만들어진 가죽이다. 필리핀에서 피냐텍스를 개발한 카르멘 히요사(Carmen Hijosa)는 원래 15년동안 가죽 수입 회사 소속 가죽 제품 전문가였다. 인간이 가죽을 활용하기 위해 동물을 죽이는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Piñatex® by Ananas Anam(@pinatex)님의 공유 게시물님,

그는 동물을 죽이지 않고 만들 수 있는 인조 가죽을 쓰면 동물 희생을 줄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석유 부산물인 PVC로 만들어지는 인조 가죽이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고 생각한 히요사는 식물성 가죽 개발에 나섰다.

파인애플은 필리핀에서 대규모로 경작되는데 그는 버려지는 파인애플 줄기에 주목했다. 파인애플 줄기는 질기고 강한 섬유질을 가지고 있다.

파인애플 줄기에서 추출한 섬유질
파인애플 줄기에서 추출한 섬유질 (사진 Pinatex 홈페이지 캡처)/뉴스펭귄

업체는 먼저 파인애플 줄기를 수거해 외피를 벗겨 섬유로 만든다. 섬유는 끈적이는 성분이 제거된 다음 펠트처럼 압력에 눌려 가죽이 된다. 

파인애플 가죽을 만들기 위해 추가적인 경작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장점이다. 원래는 썩혀 버리던 파인애플 줄기를 팔 수 있게 돼 파인애플 농민에게도 환영받았다.

 

2. 버섯 가죽

마일로(Mylo)는 버섯 균사체(솜털이나 실오라기같이 생긴 곰팡이 몸체)를 활용해 만든 대체 가죽이다.

버섯 균사체로 만든 버섯 가죽 (사진 Bolt Threads 홈페이지 캡처)/뉴스펭귄
버섯 균사체로 만든 버섯 가죽 (사진 Bolt Threads 홈페이지 캡처)/뉴스펭귄

마일로를 개발한 섬유 회사 볼트 스레드(Bolt Threads) 대표가 밝힌 버섯 가죽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옥수수 줄기를 깔고 그 위에 버섯 균사체를 배양한다. 그리고 마무리와 염색 공정을 거치면 버섯 가죽이 완성된다.

버섯 가죽을 개발한 업체 측은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 지속 가능한 패션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동물을 죽이지 않고도 가죽처럼 뛰어난 소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유명 영국 브랜드 스텔라 맥카트니(Stella McCartney)에서 이 버섯 가죽으로 만든 가방을 출시한 바 있다.

스텔라 맥카트니에서 출시한 버섯 가죽을 활용한 가방 제품 (사진 Bolt Threads 홈페이지 캡처)/뉴스펭귄
스텔라 맥카트니에서 출시한 버섯 가죽을 활용한 가방 제품 (사진 Bolt Threads 홈페이지 캡처)/뉴스펭귄

3. 선인장 가죽

선인장 가죽을 활용해 만든 가방 (사진 Desserto 홈페이지 캡처)/뉴스펭귄
선인장 가죽을 활용해 만든 가방 (사진 Desserto 홈페이지 캡처)/뉴스펭귄

초록색 가죽 색이 선인장과 똑같다. 이 가방에 쓰인 재료는 멕시코 출신 두 사업가가 선인장으로 만든 가죽 데저토(Desserto)다.

동물 가죽을 대체하기 위해 고심하던 중 두 사업가는 멕시코 지역에 널려 있는 선인장을 떠올렸다. 물도 많이 필요로 하지 않고 놔두면 잘 자라는 선인장은 안정적 공급이 가능한 재료였다.

이 업체는 다 자란 선인장을 채취해 갈아 햇볕에 3일 이상 말린다. 말리는 과정에서도 햇볕 이외 다른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건조된 선인장은 분말로 만들어진다. 이 가루를 인조 가죽을 만드는 다른 재료와 배합해 가공하면 선인장 가죽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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