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싯줄에 감긴 익사 직전 물수리는 간신히 서핑보드를 붙잡았다

  • 임병선 기자
  • 2020.02.28 16:39

커다란 조류와 인간이 서핑보드 양 끝을 부여잡고 파도 위에 떠 있다.

지미(Jimmy)는 미국 플로리다(Florida) 바닷가에서 서핑을 하다 바다에 떠 있는 생물체를 발견했다. 날개를 퍼덕거리는 것으로 보아 새인 것 같다. 생물체가 강한 파도에 휩쓸려 가는 것을 보자 걱정이 됐다. 지미는 그 생물체가 “완전히 물에 젖어 있었고 아주 천천히 헤엄치는 듯 보였다”고 말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퍼덕이는 생물체는 물수리였다.

그는 물수리를 구하기 위해 서핑보드를 이용해 접근했다. 그는 “물수리와 눈이 마주쳤고, 그 친구가 아주 간절하게 내 서핑보드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어 “물수리가 서핑보드를 붙잡았고 서핑보드 끝에서 균형 잡는 데 성공했다. 자세히 보니 온몸이 낚싯줄에 감겨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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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는 파도에 휩쓸리면서도 물수리가 바다에 잠기지 않게 계속 서핑보드를 들어 올린다. 물수리도 그 마음을 아는지 서핑보드 끝을 양발로 꽉 붙잡고 물에서 나올 때까지 잘 버틴다.

지미는 물 밖으로 달려 나와 안전한 곳에 서핑보드를 두고 물수리를 수건으로 감싸 잡았다. 그는 물수리에 감겨 있는 낚싯줄을 칼로 끊어냈다.

낚싯줄을 잘라주는 모습 (사진 UnderOnAbove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물수리는 날개를 퍼덕거리더니 서핑보드 위에서 한참 머물렀다. 기운도 없고 영문도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지미 씨는 “기운을 되찾을 때까지 30분 넘게 지켜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황망해 보이는 물수리 (사진 UnderOnAbove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물수리는 이윽고 바다를 쳐다보며 날개를 부풀리더니 날아오른다. 그는 “저 멀리 사라지는 물수리를 지켜보며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기운을 되찾고 날아가는 물수리 (사진 UnderOnAbove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그는 “아마 해안가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이 드리운 낚싯줄에 걸린 것 같다”며 “낚시꾼들이 새가 줄에 걸리자 낚싯줄을 끊어 버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플로리다 어류 및 야생 관리국(Florida Fish and Wildlife Conservation commission)에서는 새가 낚싯줄에 걸리면 줄을 바로 끊지 말고 끌어올린 뒤 낚싯줄을 제거해 새를 안전하게 날려 보내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자연에 사는 일원으로서 우리 의무를 다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물수리는 거의 전 세계에 서식하는 맹금류다. 물가 위를 비행하다 물 속으로 몸을 내리 꽂아 물고기를 잡는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레드 리스트에 관심종으로 분류됐다.  

물수리는 IUCN 레드 리스트에 관심종으로 분류된다 (사진 IUCN 제공)/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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