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워져 죽을 것 같다" 호주 폭염... 주민들은 기후변화를 몸으로 느낀다

  • 임병선 기자
  • 2020.03.01 08:00
테넌트 크릭 지역 이미지 (사진 flickr)/뉴스펭귄

호주는 점점 더워지다 못해 뜨거워지고 있다. 주민은 몸으로 직접 기후변화를 느끼고 있다.

호주 북부에 닥친 이상기후, 폭염이 주민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영국 언론 가디언(Guardian)은 호주에서 가장 더운 지역 중 하나인 테넌트 크릭(Tennant Creek)을 방문해 호주 기온 상승 실태를 보도했다. 기사는 27일(현지시간) 가디언에 게재됐다.

가디언이 테넌트 크릭에 방문한 날, 기온은 41도였다. 하지만 그 날은 양호한 편. 작년 가장 더운 날은 45도에 달했다. 지역 주민 패트리샤(Patricia)는 “낮에 아이들이 나가 놀기에 너무 덥다. 걸을 수 있는 밤까지 기다린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또 다른 지역 주민 노먼(Norman)도 “(너무 더워서) 사람들이 일 년 내내 양철 지붕 아래서 산다. 근데 이제 양철 지붕 밑에 있다가는 구워져 버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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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키워 오던 작물들도 이제 이 땅에서 잘 자라지 않는다. 가디언이 제공한 영상에서 해당 지역에 사는 몇몇 주민들이 말라 버린 풀을 들고 "우린 이게 모두 기후 변화 때문인 것 같다"고 말한다.

호주 아웃백 이미지 (사진 flickr)/뉴스펭귄

호주는 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는 지역이다. 전국적으로는 100년 전보다 1.4도 더워졌다. 과학자들은 호주를 비롯한 전 세계 기온 상승 원인이 온실 가스(이산화탄소나 메탄 등 대기 중에서 열을 보존해 기온을 높이는 기체)로 인한 기후 변화에 있다고 지적한다.

호주 기상청 기후 모니터링 책임자 칼 브라간자(Karl Braganza)는 “1년 중 35도 이상 더운 날이 30년만에 다섯 배로 늘었다”고 가디언에 밝혔다.

폭염은 기후변화가 인간에게 미치는 직접적 영향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 호주에서 폭염으로 사망한 사람은 1900년부터 2011년까지 4천 555명이다. 이는 폭염 다음으로 많은 태풍으로 사망한 1천 285명과 홍수로 사망한 1천 221명과 비교해 높은 수치다.

“폭염은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모나쉬 병원(Monarsh Health) 응급 의학과 소속 다이애나 에거튼 워버튼(Diana Egerton-Warburton) 박사가 가디언에 말했다. 2009년 호주 남동부에는 최고기온 48.8도에 달하는 폭염이 찾아와 나흘 만에 374명 사망자를 내기도 했다. 워버튼 박사는 “(폭염이) 사람을 죽인다는 건 충분한 의학적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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