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라 사막, 무수한 물고기 살았다...'기후변화 겪기 전까진'

  • 남주원 기자
  • 2020.02.25 14:46
사하라 사막(사진 'Pixabay')/뉴스펭귄

사하라 사막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생선 뼈가 발굴됐다. 

벨기에 자연사박물관 소속 연구원인 빔 반 니어(Wim Van Neer)가 이끄는 연구진은 사하라 사막 내에 있는 아카쿠스 산맥의 타카코리 바위 동굴 주거지에서 1만7000여 점의 동물 화석을 발굴했는데 그중 무려 80%가 물고기 뼈였다고 ‘플로스 원(PLOS ONE)' 학술지에 지난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지금은 뜨겁고 건조한 리비아 남서부 사하라 사막의 일부 지역이 한때는 물고기가 많이 잡히던 큰 호수나 강, 연못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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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뼈를 비롯한 대부분의 유해들이 잘리거나 불에 탄 흔적이 있는 점에서 인간이 먹다 남긴 음식물 쓰레기였던 것으로 추정됐다.

타카코리 바위 동굴(사진 'Plos One')/뉴스펭귄

발굴된 동물 화석들은 홀로세 초기부터 중기인 약 1만200~4650년까지의 기록들로, 당시 아카쿠스 산맥은 오늘날과 다르게 습한 날씨와 풍부한 물로 다양한 동식물과 인간이 서식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알렸다.

연구진은 약 1만200년~8000년 전에는 생선 뼈가 전체 화석의 90%를 차지했으나 5900년~4650년 전에는 40%까지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반면 포유류 유해는 늘어났는데, 이는 타카코리 주민들이 어획보다는 사냥이나 가축 사육으로 초점을 옮겼다는 것을 나타낸다. 즉 그만큼 물고기 잡기에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것을 말해준다.

틸라피아 뼈 화석 (사진 'Plos One')/뉴스펭귄

물고기 뼈의 주인공은 민물 메기와 틸라피아 속(屬)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특히 틸라피아 비중이 갈수록 줄어든 것이 건조화가 진행된 증거"라고 설명했다. 보조 호흡기관을 지녀 공기 호흡이 가능하며 높은 수온에서도 생존 가능한 메기와는 달리 틸라피아는 극한 환경에서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대해 "세계 최대의 사막 형성으로 이어진 극적인 기후변화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제시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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