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초 숲이 죽었다" 아름다운 해초 숲 호주 태즈메이니아 해안 근황

  • 임병선 기자
  • 2020.02.24 14:06
태즈메이니아 해안 해초 숲의 모습 (사진 Eaglehawk Dive Centre 공식 페이스북 캡처)/뉴스펭귄

바닷속 해초 숲 광경으로 유명한 태즈메이니아(Tasmania) 해안, 50여년 동안 그 곳을 지켜온 한 다이버이자 생물학자가 해초 사망 선고를 내렸다. 과학자들은 해초 숲의 죽음을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태즈먼해(Tasman Sea)에 접한 호주 남동부 섬 태즈메이니아 해안은 해초 숲으로 유명하다. 믹 베이런(Mick Baron)은 이 지역에서 태어난 다이버이자 생물학자다. 50년 동안 태즈먼 해를 누볐고, 현재는 이글호크 다이브 센터(Eaglehawk Dive Centre)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60년대에 처음 해초 숲의 죽음을 감지했고 문제를 제기해 왔다. 해초 살리기 프로젝트도 운영했다. 하지만 지난 8일(현지시간) ABC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해초 숲은) 끝났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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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 베이런이 진행한 해초 살리기 프로젝트. 포자를 밧줄에 심어 바닷속에 자리 잡도록 했다. (사진 Eaglehawk Dive Centre 공식 페이스북 캡처)/뉴스펭귄

태즈메이니아 해안의 해수 표면 온도는 지난 100년 간 2.3ºC 오른 것으로 미 해양대기청이 관측했다. 이 수치는 전 세계 평균 상승분의 2배에 달한다. 이 지역은 과학자들이 지목하는 큰 폭의 해수 온도 변화를 보여주는 곳 중 하나다.

해수 온도 변화는 해양 생태계에 큰 영향을 준다. 실제로 태즈메이니아 해안 바닷속 생태계가 급변했다.

태즈메이니아에 위치한 해양 및 남극 연구소의 과학자 케인 린튼(Cayne Linton)은 “해양 생태계 구조가 거의 완전히 변했다”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호주 동해안의 따뜻해진 바다는 지역의 해양 영양분을 없애고, 새로운 해양 생물을 자리 잡게 했다.

무엇보다 95%의 해초 숲을 사멸했다. 해초 숲의 죽음은 단순한 풍경의 문제가 아니라 해양 생태계의 큰 변화다. 크레이피시, 바위 바닷가재 등은 해초 숲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해초 숲과 비슷한 개체 감소세를 보였다. 베이런은 이런 변화를 실제로 목격했다.

현재 태즈메이니아 해안 바닥에는 석회성게(Long-spined Urchin)만 가득하다. 해양 및 남극 연구소는 태즈메이니아 섬 유역 바위에 서식하는 석회성게가 50% 늘었다고 전했다. 석회성게의 급증 또한 해양 생태계의 큰 변화를 의미한다.

석회성게 이미지 (사진 flickr)/뉴스펭귄

과학자들은 해수 온도 상승을 기후 변화와 연결 짓는다. 태즈메이니아 대학교의 해양 사회생태학 교수 그레타 페클(Gretta Pecl)은 해수면 온도 상승 원인을 호주 남동부에 부는 바람인 고이어(Gyre)로 지목한다.

원을 그리면서 순환하는 형태의 바람인 고이어는 호주 동해안을 따라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동한다. 이로 인해 호주 북쪽의 따뜻한 바람이 남쪽으로 이동한다. 이 현상은 해수면에 지속적으로 온기를 공급하면서 해수면 온도 상승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이 고이어가 옮겨오는 공기에 변화가 생겼다. 페클 교수는 호주의 기온이 최근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바람도 더 따뜻해져 해수면 온도 상승을 불러왔다고 ABC를 통해 설명했다.

해양 및 남극 연구소 과학자 스콧 링(Scott Ling)은 해초 숲의 죽음에 대해 “우리가 보고 있는 이 변화는 온도 상승이 해양 생태계를 완전히 바꿔 놓을 수 있다는 의심을 증명해주는 것”이라고 ABC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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