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패션과 환경보호 '해답' 찾은 구찌

  • 김도담 기자
  • 2020.02.11 12:08
노아의 방주 패러디한 구찌 2019 크루즈 캠페인(사진 구찌)/뉴스펭귄

글로벌 기업들이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변화를 감행하고 있는 가운데, 명품회사 등이 광고비의 일부를 동물보호활동에 기부하는 프로그램에 발벗고 나섰다. 한국에서는 부(富)와 명품을 과시하는 '플렉스(flex)'가 유행이지만, 정작 글로벌 명품회사들은 환경보호라는 가치 높은 활동을 '플렉스'하는 중이다.

동물보호를 위한 펀드 조달 프로그램 '더 라이언즈 셰어 펀드(The Lion’s Share Fund)' 측은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Gucci)가 이 프로그램에 합류했다고 지난 6일(현지시간) 밝혔다.

더 라이언즈 셰어 펀드는 유엔개발계획(UNDP, 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이 2018년도에 설립한 자금조달 프로그램으로 동식물 보존, 생물 다양성, 기후 보호 등을 위해 5년간 매년 1억 달러 기금 조성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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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과 연이은 가뭄 및 삼림 파괴로 서식지가 크게 줄어든 호주 코알라(사진 'The Lion's Share' 페이스북)/뉴스펭귄

그 일환으로 동물이 브랜드 광고에 출연할 때마다 브랜드 언론 홍보 지출 비용의 0.5%를 해당 펀드에 기부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전 세계적으로 브랜드 광고의 20%에 동물이 등장하지만, 이 동물들은 마땅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더 라이언즈 셰어 펀드는 브랜드들이 펀드 기부를 통해 각각 지구를 보호하기 위한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유엔개발계획 행정관 아힘 슈타이너(Achim Steiner)는 "구찌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꾸준히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 펀드는 다양한 업계의 브랜드들이 힘을 합쳐 전 세계적으로 생물다양성을 보호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50년 전에 비해 야생동물 개체 수가 절반으로 줄고, 인간의 활동으로 야생동물의 서식지 및 생태계가 빠른 속도로 파괴되고 있는 지금, 더 라이언즈 셰어 펀드는 간단하면서도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야생동식물을 보존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물과 함께한 구찌 화보(사진 구찌)/뉴스펭귄

구찌 CEO 마르코 비자리(Marco Bizzarri)는 "구찌의 컬렉션 및 캠페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작품들이 자연과 야생동물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하는 만큼 더 라이언즈 셰어 펀드는 구찌의 지구 보호 전략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획기적인 이니셔티브인 더 라이언즈 셰어 펀드는 기업들이 최대 멸종 위기종과 자연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직접 행동할 수 있도록 유기적인 연결고리를 만들었다. 지구의 생물 다양성이 계속 감소하는 시점에 이러한 노력은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2018년 9월 출범한 더 라이언즈 셰어 펀드는 모잠비크의 니아사 자연보호 구역의 보안관들이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사용하는 주파수 통신 시스템 개선을 위한 보조금을 제공했으며, 코끼리 밀렵을 근절하려는 노력을 지원하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북부에 서식하는 멸종 위기의 오랑우탄, 코끼리, 호랑이를 위해 안전한 땅을 확보할 수 있는 보조금을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지원을 시행하고 있다. 

이하 사자와 호랑이 등 정글의 야생 동물이 등자아하는 구찌의 2017 봄 광고 캠페인(사진 구찌)/뉴스펭귄
(사진 구찌)/뉴스펭귄
(사진 구찌)/뉴스펭귄
(사진 구찌)/뉴스펭귄

이에 앞서, 환경 문제를 직시한 32개 글로벌 패션 기업들은 지난해 8월24일 'G7 패션협약'을 체결, 패션과 환경문제의 조화를 위해 구체적인 실천에 나섰다. 

'패션 협약'은 기후, 생물 다양성, 해양, 지구 환경 보호를 위한 3가지 분야에 맞춰 목표를 설정했다. 여기에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로 저감', '생태계 회복을 통한 생물 다양성 회복',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중단' 등 조항이 포함됐다.

엠마누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케링 그룹의 회장 프랑수아 앙리 피노(Francois Henri Pinault)가 이 협약을 주도했다. 협약에는 케링 그룹에 포함된 구찌, 발렌시아가, 알렉산더 맥퀸, 생로랑, 보테가 베네타는 물론 프라다, 버버리, 샤넬, 랄프 로렌, 에르메스, 칼 라거펠트, 조르지오 아르마니, 살바토레 페라가모, 스텔라 맥카트니, 몽클레르, 에르메네질도 제냐 등의 하우스 브랜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 H&M, 자라 등 32개 회사 150여 개 브랜드 관계자들이 함께 했다.

한편 구찌를 비롯해 이탈리아 유명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 캘빈 클라인, 랄프 로렌, 휴고 보스 등 명품 브랜드는 환경과 동물보호를 위해 탈(脫) 모피 선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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