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슬픔'을 아시나요?...영국 더비대 '환경불안' 커리큘럼 개설 '눈길'

  • 남주원 기자
  • 2020.01.28 17:33

영국 공립 더비대학교와 지역 기후 행동가들의 협업 프로그램
기후변화를 막을 힘이 없는 상황에 대한 분노, 죄책감, 슬픔 등 치유

더비 대학교(사진 '더비 대학교' 공식 인스타그램) /뉴스펭귄
제이미 버드 교수(사진 '더비대학교 미술치료학과'홈페이지) /뉴스펭귄

영국 공립 대학이자 우수한 수준을 자랑하는 더비대학교(Derby University)가 기후변화에 대한 미술치료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고 BBC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워크숍은 '환경불안(Eco-anxiety)'을 주제로 사람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느끼는 분노 및 죄책감, 슬픔 등의 감정을 다룬다.

'환경불안'이란 현재와 미래의 환경에 대한 우려 때문에 생기는 걱정 또는 불안을 뜻한다. 이러한 불안감은 환경이 망가짐으로써 드러나는 징후(대표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나타날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기에 비롯된다. 사람들은 기후위기에 대해 어떠한 대책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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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비대학교 교수이자 워크숍 담당자인 '제이미 버드(Jamie Bird)' 박사는 "예술은 사람들이 창의적·비언어적인 방식으로 불안감을 표현하도록 도와준다"고 밝혔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 클레어(Claire)는 "기후변화는 마치 내가 미래가 없는 사람처럼 느끼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 니콜라(Nicola)는 "내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바꿀 힘이 없다고 느껴져 죄책감이 크다"고 토로했다. 

버드 박사는 이와 같은 감정 현상을 "기후슬픔(climate grief)"이라고 설명했다. 기후변화의 가시성이 증가함에 따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고 있는 젊은이들 사이에 우울감이 나타나는 증세를 일컫는 말이다.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도 '기후슬픔'을 앓았던 경험으로 유명하다. 툰베리는 열한 살 때 담임 선생님이 틀어준 비디오 화면 속 굶주린 북극곰과 기후 재난 등을 본 이후, 극도의 외로움과 심한 우울감을 느끼며 몇 달 동안 거의 식음을 전폐했다.

버드 박사는 사람들이 기후변화로 인해 불안감 뿐 아니라 상실감과 무력감, 분노, 죄책감을 느끼며 심지어 수치심까지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과정은 영국 더비셔(Derbyshire)의 지역 기후 운동가들과 더비대학교 측의 협업으로 지난해 8월부터 대학의 일부 커리큘럼에 편성됐다.

본 워크숍 커리큘럼은 개인과 집단, 지역사회가 기후위기를 대응하는 데 필요한 정서적이고 실질적인 반응에 집중한다. 생태학과 철학, 그리고 예술학을 결합한 과목이라고 할 수 있다.

강의 목표는 환경재해와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강하고 복잡한 감정을 만들어 내는지 탐구하는 것이다. 예술의 창조성을 활용해 이러한 감정을 수용, 유지하는 방법을 설명하며 궁극적으로는 학생들이 용기와 희망으로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버드 박사는 "미술 치료 과정은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며, 연기나 춤 등 다른 장르의 예술로 확장하길 원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추후 모든 교직원과 학생을 대상으로 '환경불안(Eco-anxiety)' 워크숍을 확장 편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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