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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집중호우 피해 지역인 전남 구례군 구례5일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대화하고 있다.(사진 청와대)/그린포스트코리아 "영월 동강의 올갱이만도 못한 기상청"기나긴 장마의 끝 무렵이었던 지난 주말, 사람들은 이런 얘기를 했다. “이젠 기상청이 무조건 곳에 따라 폭우가 올 거라고 예보하는구만.” 강한 비가 내린다고 했다가 안 오면 비난 받을 일이 없지만, 거꾸로인 경우에는 속된 말로 욕을 바가지로 먹기 때문에 그렇게 예보(?)한다는 것이다.물론 검증된 사실도 아니고, 근거가 있는 얘기도 아니지만 개연성이 아예 없지만은 않은 주장으로 들린다. 그도 그럴 것이 ‘역대급’으로 불리는 54일간의 장마 내내 기상청의 엉터리 예보가 어디 한두 차례였나. 이번에도 어김 없이 ‘예보가 아니라 중계’라는 비난이 쏟아졌고, 기상청은 '오보청'의 불명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내 고향(강원도 영월) 친구들 중에는 아주 짓궂게 이렇게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기상청은 동강의 골뱅이(올갱이)만도 못해!” 동강에 서식하는 민물 올갱이들이 비가 올라치면 강가로 나오는 걸 빗대어 하는 소리다. 강 안쪽 바위 등에 붙어 있는 올갱이들은 구름이 잔뜩 껴 비가 올 듯 하면 강가로 기어 나온다.혹자는 기상청의 반복되는 오보 원인을 이렇게 해석하기도 한다. 기상관측에 이용하는 슈퍼컴퓨터의 용량(능력)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데 슈퍼컴퓨터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해독하는 능력이 처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슈퍼컴퓨터는 무려 520억원짜리다! 게다가 1000억원을 들여 한국형수치예보모델(KIM)까지 도입했다!) 이 역시 사실인지를 알 수는 없는 주장이지만, 사실이라도 큰 일이고 사실이 아니라면 더 큰 문제다.이번 장마기간 엉터리 예보에 대한 기상청의 해명은 이렇다. 비구름이 남북으로 좁고 동서로 길게 형성되면서 통상적인 수준을 벗어난 국지성 호우가 자주 발생해 예측이 어려웠다고. 한 마디로 기후변화에 따른 극단적인 기상 현상 발생으로 인해 예측이 자주 빗나갔다는 설명이다. 슈퍼컴퓨터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의 해독 능력 같은 본질적이고 구체적인 문제를 이처럼 극단적인 기상 현상 발생 탓으로 쉽게 돌려버리다니! 한국수자원공사 박재현사장(가운데)이 지난4일 충주댐을 찾아 둘러보고 있다.(사진 수자원공사)/그린포스트코리아기상청 예보 뒤로 냉큼 숨은 수자원공사이번 장마와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의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 곳 가운데 또 하나가 한국수자원공사다. 수자원공사 용담지사는 지난 7일 오후 5시 댐 방류량을 초당 690t에서 8일 낮12시에는  초당 2900t으로 늘렸다. 이로 인해 충북 영동군과 옥천군, 전북 무주군, 충남 금산군 지역 주택 171채와 농경지 754ha가 물에 잠기는 등 큰 피해 발생했다. 이 수해로 인한 이재민은 4개군에 414가구 644명에 달한다.SBS의 보도에 따르면, 용담댐 방류로 인한 침수피해는 명백한 인재다. 용담댐은 7일 낮 12시 초당 2천여t의 물이 유입되는데, 방류량은 이의 15%인 300t에 그쳤다. 유입량이 더 늘어난 오후 3시40분에는 방류량을 10% 정도로 오히려 더 줄였다. SBS보도는 이를 두고 “홍수기에 방류량을 조절해 댐 수위를 홍수 제한 수위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는 댐 운영지침을 어긴 것이며, 특히 갑자기 큰 물을 흘려 보내면서 제대로 된 안내조차 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이들 4개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구성한 ‘용담댐 방류 관련 4군 범대책위원회’의 주장을 들어보면 인재라는 지적이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범대위가 발표한 공동입장문에 따르면 “용담댐은 환경부훈련상 홍수기(6월21일부터 9월20일까지) 제한수위 261.5m를 준수해야 하지만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8일 피해발생 때 까지 제한 수위를 초과해 운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전에 탄력적으로 방류량을 조절할 수 있었음에도 최저수위 확보에 급급한 나머지 급격한 방류로 홍수조절에 실패, 결국 인위적 재난을 초래했다”고 강조했다.수자원공사는 이같은 지적에 기상청 탓을 했다. 장마가 곧 끝난다는 기상청 예보에 따라 관리지침대로 수위를 조절했고, 강 하류의 펜션과 래프팅 업체에서 방류량을 늘려달라는 민원을 해 그렇게 했다는 해명이다. 이한구 수자원공사 이사는 “예기치 못한 어떤 그런 강우에 대비해 방류량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점, 그리고 댐 안전을 고려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둘러댔다. 수자원공사의 취약한 댐 관리 시스템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지만, 그야말로 ‘냉큼’ 날씨와 규정에게 책임을 돌렸다.  그런 정책, 그런 자세로는 기후위기 대응 "택도 없다"기상청과 수자원공사의 군색한 변명에 조금이라도 힘을 실어줄 생각은 전혀 없지만, 이번 집중호우는 예측이 쉽지 않았고 사상 최장기 장마라는 점은 분명하다. 서울 경기지역에 평균 870mm의 장맛비가 내려 평년 장마철 강수량 366mm의 두 배 훌쩍 넘었다는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한다.원인은? 모두가 한 목소리로 지적하지만 기후변화가 이같은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재앙의 원인이다. 누가 뭐래도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 기상과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시베리아 고기압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북태평양 고기압의 덥고 습한 공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지루하게 대치하면서 집중호우로 이어졌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 기온이 상승하면서 북쪽의 찬 기운을 막던 제트기류가 약해진 탓이다.더욱이 앞으로는 이처럼 예측이 쉽지 않은 기상 상황이 자주 나타날 것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자못 심각하다. 날씨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면 우선 기상예보가 정확해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비가 어디에 얼마만큼 내릴지 정확하게 예측하는게 쉬운 일은 결코 아니나, 기상청은 그걸 예측하라고 국민의 혈세를 들여 운영하는 기관이다.기상청의 예보 수준이 올갱이들만도 못하다는 소리를 우스갯으로만 넘길 수 없는 건, 날씨 예측 임무에서 실수와 실패를 반복하는 데 따른 피해가 자심한 때문이다. 기상청이 동강의 올갱이, 인디언 기우제에 빗대어 조롱을 당하는 신세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국민들도 매번 홍수 피해에 노출되는 신세를 면할 수 있다.보다 근본적으로는, 기후변화가 아닌 기후위기에 대응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분발이 필요하다. 모든 데이터와 나타나는 현상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커다란 경고음을 울리고 있지만 정부의 대응은 지극히 미온적이다.2025년까지 모두 160조원을 투자해 일자리 190만개를 창출한다는 ‘한국판 뉴딜 정책’만 봐도 그렇다. 이의 핵심정책 가운데 하나인 그린뉴딜에는 정작 기후위기를 타개하려는 절박함이 전혀 엿보이질 않는다. 그동안 쏟아냈던 정책의 재탕, 삼탕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피할 길이 없는 내용들이다. 미래 세대로부터 지적을 받게 되면 “무슨 소리, 우리도 이만큼 했어”라는 면피용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이의 연장선상에서, ‘환경팔이’하는 일부 환경관련 단체들의 행태도 도긴개긴이다. 기후변화, 환경 등은 이런 단체들에게 돈벌이 이상의 의미가 없는 무심한 단어, 개념일 뿐이다. 물음표 모양의 구름이 태양을 등지고 떴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에 심각한 의문을 표시하는 듯 하다. (그린포스트코리아 자료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 머피의 법칙과 닮은 '면피의 법칙'머피의 법칙은 세상일이 대부분 안 좋은 쪽으로 일어나는 경향을 뜻하는 말이다. 이의 좋은 예로 등장하는, 잼 바른 빵은 꼭 잼 바른 쪽으로 바닥에 떨어지는 경우다. 우연인 듯 보이지만 과학적으로는 필연의 결과다. 잼 바른 쪽이 무겁기 때문에 중력의 법칙에 따라 그 쪽으로 떨어진 것 뿐이다. 그러므로 “아 난 왜 이리 재수가 없을까”하고 끌끌 혀를 찰 일이 결코 아니다. 마땅히 그럴만한 일이 그렇게 겹쳐서 벌어진 것 뿐이니까. 이번 장마 기간에 관련된 각 기관들이 내놓은 설명 또는 해명들은 면피할 거리만 찾는 군색한 것들이다. 하필이면 슈퍼컴퓨터로도 분석하기 어려운 국지성 호우가 와서, 하필이면 강 하류 펜션업자들이 방류량을 좀 줄여달라고 해서, 하필이면 4대강 사업으로 물 흐름을 망가뜨려 놔서… 가만히 들여다보면 머피의 법칙과 닮지 않았나? 이름하여 ‘면피의 법칙’.그런데,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정부의 의지, 자세가 순전히 면피 수준에 머물러서는 이 나라에 미래가 없다. 흔한 비유이기는 하지만, 사람 체온이 1도 오르면 몸이 안 좋다는 걸 느끼기 시작하듯이 지구는 이미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에 따라 나쁜 징조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또한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국립기상과학원장을 지낸 조천호 경희사이버대학 기후변화 특임교수는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후위기는 결코 후퇴하지 않는다. 앞서 있었던 5번의 대멸종에서 보듯 지구는 스스로 생명을 없앨 수 있는 과정이 엄청나게 많다. 2도 기온 상승은 그 방아쇠를 당기는 거다.”고 지적했다. 지금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유지하면 2060년 쯤에 지구온도 상승폭이 2도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고, 그땐 인간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아도 지구 스스로 변화를 증폭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위기에 따른 피해는 서민들이 가장 먼저 떠안는다. 이번 집중호우와 홍수 때 다시 한번 입증된 사실이다. 지금 정부가 예방책을 마련하지 못해 자연 재해의 굴레에서 국민들이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 무엇으로 면피하려 해도 결코 피해갈 수 없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관한 한, 정부에는 면피의 법칙이 결코 적용되지 않는다. 물관리를 종합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환경부가 과연 그만한 역량과 철학을 보유하고 있는지, 차제에 면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당장 먹기에는 곶감이 달고, 정부 당국자들로서는 면피할 거리가 구세주 같겠지만, 누적되는 면피의 무게를 못 이겨 결국 정부의 신뢰는 폭삭 주저 앉을 것이다. 역대급 장마를 불러온 기후위기가 보낸 경고다. (2020. 8. 20) 

환경뉴스 | 김기정/발행인 | 2020-08-20 15:36

 (사진 Nottingham hidden history team 홈페이지 캡처) 손 뜨개질의 수고 덜어줄 편물기계를 만들었건만손으로 하는 뜨개질을 기계화 해서 ‘양말 짜는 기계’, 즉 편물기계를 세계 최초로 만든 사람은 잉글랜드의 윌리엄 리(William Lee)다. 16세기 끝무렵인 1589년에 그가 편물기계를 고안해 세상에 내놓게 된 계기는 당시 잉글랜드를 통치하던 엘리자베스1세 여왕이 1583년에 공표한 칙령이었다. “모든 백성이 늘 뜨개모자를 쓰고 있어야 한다.” 이 칙령에 따라 집집마다 여성 가족구성원들은 뜨개질을 하느라 침침한 등잔불 아래에서 밤을 지새우기 다반사였다. 어머니와 누이들이 뜨개모자를 만드느라 몇 날 며칠 동안 바늘 놀리는 모습을 지켜보던 리는 어떻게 하면 이들의 고생을 덜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편물기계를 생각하게 된다. “바늘 두 개와 실 한 가닥으로 옷을 지을 수 있다면 여러 개의 바늘을 동원하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당초 사제가 되려던 길을 포기하고 뜨개질하는 기계 생산에 전념한 리는 6년만에 편물기계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리는 이 편물기계를 들고 런던으로 가서 어렵사리 엘리자베스1세를 알현하게 된다. 리의 목적은 이 기계가 얼마나 유용한지 여왕에게 직접 시연해 보이고 특허권을 따낼 요량이었다. 설렘과 자부심으로 가슴이 잔뜩 부풀어 올랐던 리는 그러나 여왕의 반응에 그만 주저앉고 말았다. 엘리자베스1세는 리에게 이렇게 말했다. “리 명장의 의도는 높이 사겠소. 허나 그대의 발명품이 나의 가엾은 백성에게 무슨 짓을 할지 생각해 보시오. 이런 기계를 만들면 백성이 일거리를 모두 빼앗기고 거지가 될게 불을 보듯 뻔하지 않소.” 크게 낙담한 리는 이 편물기계를 들고 프랑스로 건너가게 된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참조 및 인용)이재웅의 타다가 혁신인 이유는쏘카의 이재웅대표(이하 이재웅)는 ‘이동의 기본’에 충실한 서비스를 통해 모빌리티 시장의 혁신을 꾀했다. 일반인들이 택시를 이용하면서 경험한 불편 또는 불안감을 없애는 것이 혁신의 방법이라고 했다. 윌리엄 리는 누이와 어머니의 고생을 덜기 위해 새로운 기계를 발명하는 방식으로 혁신을 이뤘고, 이재웅은 기존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혁신의 출발점을 삼았다. 윌리엄 리가 전에 없던 것을 만들어냄으로써 세상을 바꿨다면 이재웅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을 변화의 시작으로 제시했다.방식에는 큰 차이가 있지만, 기존의 문제해결을 통해 변화를 꾀했다는 점에서는 같다. 여기서 무엇이 더 혁신적이고 어느 것이 덜 혁신적이냐는 물음은 우문(愚問)에 지나지 않는다. 이재웅의 방식을 혁신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지적도 똑같은 우문일 뿐이다. 기존의 서비스(택시)에서 이용객들이 보편적으로 불편을 느끼고 있다면 그것은 기존 시장이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고, 이를 해소하는 해결책을 내놓았다면 그것은 혁신이다. 윌리엄 리의 누이와 어머니가 손뜨개질로 모자를 짜는데 엄청나게 고생을 한 것은 당시 잉글랜드 사회가 안고 있던 문제였고, 편물기계는 그것의 해결책이었던 것과 같은 이치다.이재웅의 타다에 대해 기본을 지키는 것만으로는 혁신이라고 하기 어렵다는 지적은, 거꾸로 기존 모빌리티가 그만큼 기본에서 한참 동떨어져 있었으며,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또 그만큼 어려운 일이었다는 점을 상기하면, 힘을 잃는다. 타다가 혁신의 방법으로 제시한 것들은 편안, 안전, 정직 등이다. 승차 거부 없는 쾌적한 차를 타고 안전하게 이동하는 것, 그것이 이재웅의 타다가 표방한 혁신이다. 그러나 이재웅은 얼마전 ‘타다금지법’의 국회통과로 혁신에 실패했다. 앞서 법원에서는 이재웅의 손을 들어줬으나, 입법부인 국회는 사법부의 그런 판단을 여지 없이 뭉갰다. 이재웅 자신의 표현대로, 어쨌든 그는 졌다. (사진. 타다 홈페이지 화면 캡처) 공유경제 제대로 공부할 기회를 잃다이재웅의 타다서비스에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그가 추구했던 혁신의 목적지가 단지 이동의 기본에 있지 않다는 점이다. 타다를 두고 “운전사가 쓸데 없이 말을 걸어오지 않아서 좋았다”거나 “깨끗한 실내에 안전한 운행이라 확실히 달랐다”는 시각 따위는 그야말로 택시의 대안로써 타다를 바라보는 낮은 층위의 접근방식이다. 이동의 기준 제시는 시장진입의 교두보일 뿐이며, 공유경제 논란의 관문을 통과하면, 자율주행시대에 혁신적인 모빌리티 비즈니스 전개가 타다서비스의 최종 목표이자 본질로 봐야 한다.자율주행차(무인자동차)가 상용화되면 기존의 택시는 우버나 리프트 같은 카셰어링(car sharing)으로 급격하게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 운전자가 따로 필요치 않은 자율주행차 비즈니스가 사업적으로 성공하려면 이용객에 대한 빅데이터를 얼마나 축적했느냐가 관건이다. 누가, 언제, 어느 경로로 이동했는지 수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다면 이용객들에 따른 ‘맞춤형 배차’가 가능해진다. 즉 운영자 입장에서는 한정된 자원인 자율주행차를 효율적으로 배차해야 수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데, 그러려면 이용객들의 이용행태에 대한 데이터가 무조건 많아야 한다. 타다서비스는 그 데이터의 수집 창구인 것이다.하지만 이 교두보가 부서지면서 공유경제 논란도 맥 없이 빛을 바랬고 모빌리티 혁신의 꿈은 춘몽이 됐다. 사실, 타다서비스를 계기로 우리는 경제사회적인 측면에서 공유경제를 제대로 공부할 기회를 잡았었다. 타다서비스가 혁신적인 공유경제의 모델인지, 단순히 택시사업을 공유경제로 포장한 사기에 불과한지는 초점이 아니다. 공유경제로 이행하는데 있어서 우리가 경제 사회적으로 반드시 규정하고 합의해야 할 쟁점을 추출할 완벽한 사례였다는 점에서 타다서비스의 실패는 아쉬움이 크다. 환경의 측면에서 공유경제는 반드시 가야할 경제시스템 공유경제는 2008년 하버드대 로스쿨의 로렌스 레식 교수가 구체화한 개념이다. 한 마디로,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업 소비를 기본으로 한 경제방식’을 뜻한다. 이는 상업경제에 상대적인 개념으로, 상업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들 즉 과잉생산 과잉소비로 인한 자원의 낭비, 환경오염 같은 부작용을 공유경제가 해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듯 환경의 시각에서 공유경제는 우리 사회가 하루라도 빨리 도달해야 할 혁신적인 시스템이다.자동차 공유는 대기오염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 글로벌 연구기관의 분석을 보면 카셰어링 업체가 운영하는 차량 한 대는 개인들이 소유한 차량 20개가 도로로 나오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다. 에어비앤비 같은 숙박공유는 물과 자원, 공구 등 자연자원을 보전하는데 이바지한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한 해 절약하는 물의 양이 유럽에서만 올림픽 규격 수영장 1100개 규모라는 연구도 있다.특히 자율주행차 셰어링 시대가 도래하면 이용객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운전자 인건비가 없는 만큼 비용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굳이 이동의 편의를 위해 차량을 소유할 필요성은 그만큼 적어지게 된다. 짧은 거리를 움직일 때는 공유형 전동 킥보드나 자전거 같은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이용하면 훨씬 편하게 주차의 스트레스 없이 이동할 수 있다. 자동차 소유는 줄고 그에 따라 대기환경은 나아지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 에어비앤비나 카셰어링의 예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공유경제의 핵심은 ICT플랫폼이 거래를 중개하는 경제시스템이다. 제4차산업혁명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의 하나로 꼽히는 것도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무한대로 영역이 넓어지고 경제적 효율성도 증대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정치권력이 창조적 파괴를 두려하는 것은 백성이 가여워서가 아니다엘리자베스1세에게서 퇴짜를 맞은 윌리엄 리는 편물기계를 들고 프랑스로 건너 갔으나 역시 똑같은 이유로 특허 등록에 실패한다. 다시 잉글랜드로 돌아온 윌리엄 리는 엘리자베스1세의 후계자인 제임스1세에게 특허를 부탁했지만, 역시 같은 이유로 거부당했다. 두 군주 모두 양말생산의 기계화는 정치적 불안으로 이어지리라 우려했던 것이다. 새로운 기계의 등장으로 일자리를 잃은 실업자가 늘어나면 이는 정치불안으로 이어질 것이고 결국 왕실의 권력마저 위협할 것으로 걱정한 것이다.대런 애쓰모글루 등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를 쓴 두 저자는 정치권력이 창조적 파괴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혁신에 제동이 걸린다고 말한다. 기술혁신은 인류사회에 번영을 가져다 주지만, 혁신으로 촉발되는 창조적 파괴과정은 옛 기술을 사용해 일하는 이들의 생계를 불가피하게 위협하기 때문에 쉽게 채택되지 않는다는 것. 한 걸음 더 나아가 두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양말짜는 틀 편물기계처럼 중대한 혁신은 정치권력의 판도마저 바꿔놓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엘리자베스1세와 제임스1세가 특허를 거부한 것은 사실 일자리를 잃게 될 백성이 가여워서가 아니라 정치적 패자로 전락할 것이 두려웠던 것 뿐이다.”결론적으로 창조적 파괴과정에서 잃을게 많은 세력은 혁신을 도입하지 않을 뿐더러 그런 혁신에 저항하고 막아보려 애쓰기 일쑤라는 점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통된 현상이다. 타다의 경우, 타다금지법을 발의한 여야 국회의원들이 있었고 타다금지법의 통과를 위해 동분서주한 국토교통부 최고위 관료들이 있었다. 이 법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 등이 앞장섰고, 소관 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수장은 김현미장관이다. 그렇다면 번번이 혁신이 좌초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하나?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는 물론 답이 나와 있다. "사회에 가장 급진적인 혁신을 도입해줄 새로운 주역이 필요하다"고. 타다는 조만간 멈춰선다. 타다가 타다 만 것은 ‘이동의 더 좋은 경험’일 수도 있고‘새로운 가치’일지도 모른다. 모빌리티 혁신은 이재웅의 개인 비즈니스 차원이 아니라 전동 킥보드와 따릉이를 애용하는 밀레니얼이 가고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타다의 실패사례가 모빌리티 혁신을 오히려 앞당길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걸핏하면 혁신성장을 구두선(口頭禪) 삼으면서도 각종 규제로 혁신안을 좌초시키는 기득권세력 또는 정치권력의 모진 방해를 뚫고, 마침내.사족. 총선이 보름 여 남았다. 누가 창조적 파괴를 가장 두려워하고 이를 막았는지, 막고 있는지 잘 가려내야 한다. 430년전 윌리엄 리의 실패가 2020년 이재웅의 실패로 재현되는 걸 그냥 보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환경뉴스 | 김기정/발행인 | 2020-03-29 22:11